중국 정부가 증시부양책을 대표했던 주식 대량 매입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고위 관리들에 따르면 정부는 그동안의 부양책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판단 하에 투매 등으로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혐의자를 찾아 엄벌을 내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중국 국영 투자펀드와 금융기관들로 구성된 이른바 ‘국가대표’는 지난 2개월간 주식 매입에 2000억 달러(약 235조4000억원)를 썼지만 여전히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6월 중순 정점 이후 37% 하락한 상태다.
중국 지도자들은 주식 매입과 관련해 너무 많은 정보가 대중에게 노출돼 증시 부양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는 인식을 나타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주 초 중국증시 급락도 당국이 주식 매입을 줄일 것이라는 소식이 시장에 흘러들어간 영향이다.
중국 정부는 1주일 이상 주식 매입을 자제했다가 지난 27일 장 마감 직전에야 대량의 주식 매입을 재개했다. 이에 당시 상하이지수가 하락세에서 급반등해 5% 이상 상승으로 장을 마쳤으며 28일까지 급등세가 이어졌다.
당국의 증시 개입 자제 다짐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번 주는 오는 9월 3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전승절)’가 열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을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중국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은 이런 개입은 예외적인 것이며 정부는 앞으로 주식 매입을 자제하는 대신에 시장을 혼란케 하는 주범을 찾아 엄벌에 처할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실제로 중국 증권당국은 지난주 말 19개 증권사와 거래소, 선물거래소, 산업협회 고위 임원들을 소환해 시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또 증권당국은 내부거래와 주가조작, 헛소문 유포 등 22건의 사례를 적발해 관련자들을 공안(경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해외 투자자들은 이런 방침이 ‘외국인 세력’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단속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홍콩 소재 펀드매니저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의 마녀사냥을 지켜보고 있다”며 “당국의 이런 방침이 자신들에 어떤 의미가 될지 이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