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변조가 불가능한 기술 ‘블록체인’을 활용한 솔루션 기업 클라우드월렛, 지역 상점 매출 데이터 분석을 통해 P2P대출 중개업 펀다, 실물 카드 스캔을 통해 간편결제 시스템을 개발하는 페이콕 등이 국내 핀테크(금융+IT)산업의 미래를 밝게 했다.
국내 내로라 하는 핀테크 기업들이 지난달 31일 부터 9월 1일 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금융대전에 참가해 기술 전시회를 가졌다. 이날 30개의 핀테크 기업들은 첨단 기술력을 동원해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규모 보다는 기술력으로 승부 = 국내 핀테크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때문에 국내 핀테크 기업의 기술력에 대한 잘 알려진 바가 없다. 이제 막 핀테크 산업의 싹을 튼 기업들이 대부분이지만, 기술력에서만큼은 해외 핀테크 기업에 뒤지지 않는다.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핀테크 분야는 생체인식이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생체인식 기술을 통한 비대면 사용자 인증을 도입하는 추세며, 간편 결제 시스템에 적극적인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그 중 홍채 인식 분야가 생체인증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주요 기업은 이리언스, 아이리시스, 아이리텍 등이 있다.
P2P대출 중개업은 소규모 기업들이 대부분이지만 잠재력이 높다. 국내 대표적인 기업으로 지역상점 매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용도를 분석하는 펀다와 중신용 대출자들의 상환 능력을 고도의 심리분석 빅데이터로 계산하는 어니스트펀드가 있다. P2P대출 산업은 미국에서 렌딩클럽 한 곳의 시가 총액이 86억달러(약 9조5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할 만큼 무궁무진한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간편결제는 핀테크 바람을 일으킨 분야로 세계적인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기존 강자 페이팔, 지문인식을 도입한 삼성전자의 ‘삼성페이’와 애플의 ‘애플페이’, 새롭게 진출한 구글과 알리바바 등 대형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정부·금융회사 핀테크 생태계 조성에 협력 = 정부는 핀테크 산업이 도태할 경우 해외 핀테크 기업에 대해 금융산업이 무방비 상태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핀테크 생태계 조성과 활성화에 사활을 걸었다.
금융위원회는 핀테크지원센터를 통해 ‘핀테크 데모데이’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겸비했지만,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핀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시연회의 기회를 준다.
정부는 이들 기업의 무한한 성장의 가능성을 보고 해외진출에 대해 지원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최근 국내 핀테크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핀테크지원센터, 코트라, 한국특허정보원, 법무법인 태평양 등 4자 간에 핀테크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코트라는 해외시장 분석정보와 네트워크를, 특허정보원은 특허컨설팅과 지적재산권 분쟁상담을, 태평양은 해외법률 자문을 각각 핀테크 기업에 제공한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원은 해외진출 관련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정부의 핀테크 지원에 금융회사도 참여했다. 특히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도입해 초기 육성을 도와주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신한은행의 ‘퓨처스랩’으로 핀테크 스타트업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농협은행은 오픈플랫폼을 통해 핀테크 생태계를 만들고, 핀테크지원센터를 통해 기업 제반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핀테크산업 나래를 편다 = 정부와 금융권, IT업계의 핀테크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IT기술 발전 속도가 세계최고라는 데는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수많은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크라우드펀딩, P2P대출, 생체인증, 간편결제 등 핀테크 전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다음카카오, SK, KT 등이 은행들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으며, 네이버는 간편결제 사업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대형 IT기업의 핀테크 산업 진출과 소규모 스타트업이 활동하는 이상적인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 핀테크포럼 박소영 의장은 “핀테크 영역은 거대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핀테크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