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회에 대한 왜곡 정보들

입력 2015-09-0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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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오 국회 홍보기획관

욕만 얻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누구든지 지적당할 건 당해야 하지만 가끔은 칭찬도 듣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국민들로부터 항상 감시당하고 지적받는 직업이 있다. 개개인을 놓고 보면 칭찬도 받고 존경받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모여서 집단으로 움직이면 싸잡아 비난을 받기 일쑤다. 이쯤하면 어느 직업인지 짐작이 간다. 바로 국회의원들이다.

그 국회의원들이 모여 있는 국회를 홍보하는 것은 그래서 힘이 든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다. 어찌 보면 비난과 지적은 운명이다. 일을 대신 해 달라고 대표로 뽑아 놓고 권한도 주었으니 그들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을 터. 약간만 잘못해도 꾸중을 듣기 십상이다. 그러나 비난받을 때 받더라도 사실과 다른 오해나 잘못에 의한 것이라면 온당하지 않다. 더욱이 그 비난이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거짓 내용이라면 우리 경제와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순 오보나 실수로 넘겨 버리기에는 피해가 너무 크다.

흔한 오보나 주장은 이런 것들이다.

‘국회의원 특권이 수백 가지다’. ‘국회의원을 한 번만 하면 평생 연금을 수령한다’, ‘국회의원은 항공기, 철도, 선박을 무료로 이용한다’, ‘국회의원은 골프장 이용 시 사실상 회원 대우를 받는다’ 등등. 하지만 열거된 사안 모두 사실이 아니다. 특권 수백 가지는 막연한 얘기다. 현 국회인 19대 국회부터는 퇴직 후 의원연금이 한 푼도 지급되지 않는다. 그 전까지 받아오던 사람들도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에만 지급하는 등 연금 수급 대상이 대폭 줄었다. 항공기, 철도, 선박 무료 이용은 이미 10년 전 관련 규정이 사문화됐고 지난해 3월 아예 삭제됐다.

그런데도 이런 엉터리 내용들이 SNS 등을 통해 무차별 유포되고 있다. 국회사무처와 관련된 내용도 있다. 그중 하나가 강원도 고성에 짓고 있는 국회의정연수원 이야기다. 수백억 원을 들여 호화 콘도를 짓고 있다는 내용이다. 5000여 명의 국회 직원들과 지방의회 의원 및 직원들을 위한 교육연수시설을 무슨 휴식 위주의 콘도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곤란하다. 현재 강화도에 있는 국회연수원은 고작 34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소규모 시설이다. 또 국회의 기본이 대화와 토론, 세미나 같은 일이다. 지역 균형발전도 고려됐다. 그런데 이를 두고 ‘호화’니 ‘예산낭비’니 하는 것은 수긍할 수 없다. 타 기관들에 실례가 될까 봐 일일이 비교를 안 해서 그렇지 규모와 건립비용 등이 결코 과하지 않다.

또 하나는 국회 잔디광장에 설치된 이른바 ‘과일나무’에 관한 것이다. 올봄 열린 국회마당 행사의 하나로 설치된 것으로, 대표적 설치미술가인 최정화씨의 작품이다. 작품 제작비·설치비가 8000만원가량 들었는데, 이것이 비싸다는 것이다. 그 예산은 국회 예산이 아니고 공연 주최 측의 것이다. 작품이 상징하는 것은 화합, 결실, 소통 등이다. 작가가 의도한 대로 “좋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낯설다”, “생뚱맞다” 등 다양한 반응이 있다. 무덤덤한 사람들도 물론 있다. 가을 공연이 끝나면 이전한다. 그런데 이 예술작품을 놓고 가격부터 따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작가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서울 강남의 어느 기업 앞에 있는 설치미술품은 미국 작가가 제작했는데, 총 180만 달러(약 21억원)가 들었다고 한다. 청계천에 설치된 미국 작가 부부의 조형물은 총 340만 달러(약 40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 제작·설치비 8000만원을 놓고 비싸다고 비난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하기야 국회 중앙홀에 전시돼 있는 백남준의 ‘소통, 운송’이라는 작품에 대해서도 “저게 뭐냐?”라며 시큰둥해하는 분들도 있기는 하다.

국회의원들에게 국민을 대표해 일을 하라고 권한과 역할을 주었으니 그들을 늘 감시하고 질책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근거도 없고, 왜곡된 정보나 주장으로 온통 비난만 해댄다면 배겨 낼 사람이 없다. 굳이 칭찬까지는 아니더라도 합당한 지적과 비판이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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