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7월 경상흑자 41개월째…만성적 ‘불황형 흑자’

입력 2015-09-02 10:29 수정 2015-09-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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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소폭, 수출 10.4% < 수입 20.6%…메르스 충격에 7월 여행수지 7년 만에 최대 적자

올 7월 경상흑자 규모가 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달에 비해 축소됐다. 또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서 흑자가 나는 ‘불황형 흑자’도 9개월째 지속됐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자료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101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12년 3월부터 41개월째 플러스로, 사상 최장 기간 동안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올 1~7월 누적 경상흑자 규모는 624억3000만달러로 조사됐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인 9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경상수지 규모는 전달(121억1000만달러)에 비해 20억달러 축소됐다. 최정태 한은 국제수지팀 차장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석유제품가격 하락,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해외수요 감소,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 가전 디스플레이패널 정보통신기기 등의 부진으로 수출이 줄어든 것이 경상수지 흑자 규모 축소에 주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이 늘어 발생하는 흑자가 아니라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데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데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7월 상품수지(108억6000만달러)에서 수출은 482억달러로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10.4% 감소했다. 수입은 373억5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20.6%나 줄었다. 불황형 흑자는 지난 2014년 11월부터 올 7월까지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전달(25억달러)보다 5억8000만달러 축소된 19억2000만달러로 조사됐다. 특히 이중 여행수지는 14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2008년 7월(16억5000만달러 적자)이후 7년내 가장 큰 규모의 마이너스다. 지난 5월 20일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해외 관광객이 급감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박승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외국인 입국자 수가 작년 7월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해외여행은 계획을 다시 잡는데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메르스 영향은 8월 여행수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행수지 적자는 5월만 해도 4억1000만달러 수준이었으나 메르스 사태로 6월엔 10억4000만달러로 악화됐고, 7월 들어서는 적자 폭을 키웠다. 여행수지 적자의 확대는 내국인이 국외에서 사용한 돈이 외국인 관광객과 유학생이 국내에서 지출한 돈보다 늘었다는 의미다.

본원소득수지의 흑자규모는 배당수입 감소 등으로 전월 16억8000만달러에서 12억8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이전소득수지는 1억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자본이 국외로 나간 것) 규모는 7월 106억4000만달러로 6월(104억9000만달러)과 비슷했다.

다만, 증권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 축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증권투자의 순유출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월 65억달러에서 7월 71억5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이는 2014년 2월(73억9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6월 64억2000만달러에서 7월 22억1000만달러로 대폭 줄었지만, 국내에서 빠져나간 외국인의 증권투자 규모가 6월 8000만달러에서 7월 49억4000만달러로 크게 늘어난 탓이다. 7월 외국인의 증권투자 자금 유출액은 2013년 6월(-51억1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그리스발 재정 위기와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원화 약세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의 주식·채권 투자 자금이 대거 유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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