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양적완화 6개월…물가는 아직도 제자리, 슈퍼마리오 고민 커진다

입력 2015-09-03 09:02 수정 2015-09-0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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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3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 3월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한 후 6개월이 지났음에도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저조하기 때문이다.

이에 ECB 내부에서조차 추가 완화 카드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형국이다. 페트로 프레이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비토르 콘스탄시오 ECB 부총재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율이 정체된 이유를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유럽연합(EU)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에 부합한 것으로 전월의 0.5% 하락보다는 낙폭을 줄였지만, 2개월 연속 하락한 수치다.

앞서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8월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0.2%를 기록해, 6월, 7월에 이어 석 달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집계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지만, ECB의 목표치인 2%에는 한참 못 미친 수준이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프레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흥시장의 열악한 펀더멘털이 시장의 리스크를 키우고 있으며 이로 인해 ECB는 당초 목표했던 2%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콘스탄시오 부총재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반사적인 현상으로 인플레이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ECB의 추가 완화정책 도입 여부 등 향후 정책 변화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ECB 내부에서도 드라기 총재의 의중을 살피는 데 분주한 분위기라고 FT는 전했다.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나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지표가 순항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전문가들은 ECB가 예상보다 빨리 부양책을 종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발 위기가 도사리는 상황에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밑돌고 있는 만큼 추가 부양책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ECB가 지난 3월 11조 유로라는 대규모 양적완화를 도입한 만큼 조기 부양책 종료 및 추가 여부를 섣불리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커진 상황이다.

인베스코 픽스트인컴의 레이 우이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의 경기 둔화로 “ECB는 현재 유로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가능성만 커졌다”고 평가했다.

에버딘자산운용사의 제임스 에티는 “ECB가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칠 지 궁금하다”며 “최근 글로벌 증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는 만큼 ECB가 향후 펼칠 정책이 선명해지고 있으며, 가장 쉬운 방법은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연장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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