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2016 美 대통령 선거전] ④‘첫 여성 대통령’ 기세 꺾인 힐러리·피오리나

입력 2015-09-0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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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국무장관 때 개인 이메일 사용 곤혹… “피오리나, HP 경영 못했는데 대통령을” 핸디캡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나올 차례라는 말도 무리는 아니다. 한국,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서 여성 대통령이 배출된 만큼 미국에서도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공화당의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패커드(HP) 최고경영자(CEO)가 최초의 이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대선 출마는 힐러리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힐러리는 지난 4월 12일에, 피오리나는 5월 4일에 각각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힐러리는 영부인(빌 클린턴 전 대통령), 국무장관을 지내면서 대통령 후보로 항상 거론됐다. 힐러리가 대통령에 재도전하면서 미국의 2016년 대선이 본격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출마 선언 초반, 어려운 환경에서 자신을 뒷바라지해준 어머니의 이야기로 대중의 감수성을 자극하기도 했다.

그러나 순항하던 힐러리는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국무부는 힐러리가 국무장관 시절 사용했던 개인 이메일 7000쪽을 공개했는데, 이 가운데 150쪽은 기밀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 법원은 힐러리가 국무장관 시절 사용했던 전체 이메일을 공개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개인 명목으로 메일을 사용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힐러리 사생활이 세상에 알려질 상황에 놓이면서 힐러리를 향한 대중의 지지도 점차 멀어지는 분위기다. 대선의 풍향계로 여겨지는 아이오와 주에서 힐러리의 지지율은 지난 5월 57%에서 37%로 급락했다. 반면 무소속 버니 샌더스의 지지율은 16%에서 30%로 치솟았다.

반면 공화당 소속 피오리나는 선전하고 있다. 같은 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여성 비하 발언을 쏟아낼 때마다 피오리나는 그의 언행에 일침을 가하며 화제를 낳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힐러리와 트럼프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공화당의 카드가 피오리나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피오리나도 약점은 있다. HP의 CEO 시절,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경질됐다는 비난을 받은 상황에서 대통령 감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피오리나가 출마를 선언하자 “회사 하나도 제대로 경영하지 못한 마당에 국가의 대통령은 말도 안 된다”는 반대 여론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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