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만 해도 한국은행이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 수출 성적의 예상 밖 부진으로 금리인하 전망을 다시 켜기 시작했다.
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들은 글로벌 무역 둔화 흐름에 따라 향후 수출부진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 통화정책 전망을 금리 동결에서 인하로 최근 잇따라 변경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8월 수출은 전년동기비 14.7% 줄어, 6년내 가장 큰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바클레이즈는 “위안화 절하로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돼 8월 대(對)중 수출이 모바일 기기 및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7.6%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3분기 성장률이 전기비 1% 이상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 후,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인하로 바꿨다. 바클레이즈는 특히 오는 10월에 금리인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동시에 금리인상 예상 시기를 내년 1분기에서 4분기로 늦췄다.
BNP파리바는 “유가하락 효과를 제외하면 8월 한국의 수출은 전년동월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진단하면서도 “수출부진 및 전자제품 재고 누적, 제조업심리 부진 등에 따라 한은이 10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수출부진이 산업생산, 경기심리를 제한하고 민간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한은이 올 4분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SBC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충격 완화 등에 따른 내수회복 조짐에도 대외수요 부진 등으로 하반기 성장률 반등이 어려워 향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그외 IB들은 17일~18일(현지시각)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 이후에 추가적으로 금리 전망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김경빈 국제금융센터 해외정보실 연구원은 “한은이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한 후 해외 IB들은 기준금리가 올해 말까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최근 8월 수출과 제조업 체감경기, 7월 산업활동 지표를 확인하고는 속속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며 “9월 FOMC 결과가 나오면 IB들이 본격적으로 통화정책 수정 전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