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는 둔화하는데 전략 비축유 늘리는 속셈은

입력 2015-09-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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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에서도 아시아 지역의 대표 유종인 두바이유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는 속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국영석유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의 자회사인 차이나오일은 아시아 원유 현물 시장에서 올들어 꾸준히 두바이유를 사들이고 있다. 차이나오일은 지난 8월 두바이유를 거래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72카고(약 3600만 배럴)의 원유를 구입했다. 이는 4월의 50카고를 웃돌아 사상 최고 수준이다. 또한 두바이유 현물 시장 전체에서 성사된 거래 건수 중 90%를 차이나오일이 차지했다.

차이나오일 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의 원유 수입량 역시 상당하다. 7월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하루 730만 배럴에 육박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30% 늘어난 수준. 1~7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올해에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의 노가미 다카유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경기가 둔화하는 와중에도 원유 수입량을 늘리는 이유에 대해 “유가 하락을 기회로 전략 비축유를 늘리기 위함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중국은 올들어 하루 10만 배럴을 전략 비축유로 저장했다. 올해 후반까지 하루 최대 17만 배럴로 늘려, 총 2억5000만 배럴로 늘릴 전망이다.

이는 유가 하락을 원유 비축의 호기로 이용, 나중에 가격 결정력을 강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다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CNPC 등 국영 대기업으로 원유 수입을 제한해왔기 때문에 중소 규모의 제유소는 국영 기업을 통해 원유를 조달해왔다. 지표가 되는 두바이유 가격이 상승하면 CNPC는 자국내 정유의 원유 판매가를 올릴 수 있다. 미리 사뒀던 두바이유를 나중에 비싼 값에 방출할 수도 있다.

또한 중국은 서방의 자원업체들이 좌우해온 시장 구도 자체에 불만을 가져왔다. 대형상사의 원유 트레이더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중국 기업은 현물 시장에서 거래 비중을 높여 장기적으로 가격 결정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차이나오일은 지난해에 트레이더 출신이 사장에 취임, 거래 인프라 정비를 포함해 무역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정유사 원유 조달 담당자는 “차이나오일의 매입은 실수요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조작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매수 주문이 두바이유 가격을 올려 두바이유가 국제지표인 브렌트유 가격을 한때 웃돌기도 했다.

중국은 원유 선물 시장 창설 계획을 밝히는 등 유가 결정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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