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노동절을 맞아 모든 미국 직장인이 유급 병가와 가족휴가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의회의 입법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보스턴에서 열린 ‘위대한 보스턴 노동위원회’ 주관 행사의 연설에서 “미 의회도 다른 나라를 본받아 초당적 협력을 통해 모든 미국인에게 유급 가족휴가 및 병가가 현실이 될 수 있는 길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그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며, 이미 했어야 할 일”이라며 “그것이 기업에 좋으면 좋았지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불행하게도 오직 의회만 모든 미국인에게 이러한 안전망을 해줄 수 있는 힘이 있다”며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의 일은 내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보스턴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연방정부와 계약을 맺은 기업체 직원들에게 매년 7일 간의 유급병가를 보장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오는 2017년 계약부터 적용되는 이 조치에 따라 30만여 명의 직원들이 자신이나 아픈 가족, 친밀한 사람 등을 돌보기 위해 돈을 받고 쉴 수 있게 된다.
백악관은 “미국의 기본적인 노동구조가 가정의 변화하는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많은 가정이 가족과 직장 내 의무 간 균형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백악관은 현재 4400만여 명의 미국 민간부문 근로자들이 유급 병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국정연설을 통해 연방정부의 유급병가를 6주로 늘리도록 지시하는 등 노동조건 개선을 자신의 국정어젠다로 제시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노동자들에게 유급 병가와 출산휴가를 보장하는 않는 지구상의 유일한 선진국”이라며 “이로 인해 많은 부모들이 월급과 아픈 아이들 사이에서 고통스러운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