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주식 승계율 40% 돌파…‘백년손님’ 사위는 여전히 찬밥

입력 2015-09-0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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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재벌그룹의 주식자산 승계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들 총수 사위의 지분율은 애당초 없거나 미비한 것으로 확이됐다. 사진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왼쪽부터)과 맏사위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 둘째 사위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주요 재벌그룹의 주식자산 승계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들 총수 사위의 지분율은 애당초 없거나 미비한 것으로 확이됐다. 사진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왼쪽부터)과 맏사위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 둘째 사위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30대 그룹 총수 일가의 주식자산 승계율이 1년 전보다 6.5% 포인트 상승하며 40%를 넘어섰다. 반면 재벌가 곳곳에 짙게 깔린 '순혈주의'로 인해 사위들의 자산 가치는 미비하거나 애당초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총수가 있는 25개 그룹의 주식 자산 승계 상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승계율은 41.7%로 집계됐다.

지난 1년간 30대 그룹 총수의 보유 주식 자산가치는 1조9928억원(4.2%) 줄어든 반면 이들의 자녀가 보유한 주식 자산가치는 6조7037억원(26%) 증가했다. 이는 총수의 주식자산 증가보다 자녀의 주식자산 가치 증가율이 6배 이상 높았다는 의미다. 주요 그룹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2~3세를 위한 주식 승계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재벌가 사위와 며느리의 자산가치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확인한 국내 10대 그룹 총수일가의 지분보유 현황을 보면 사위들이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경우는 단 2건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둘째 사위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현대커머셜이 지난 3일 금감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보면 정 대표이사 부회장은 부인 정명이(2대 주주) 현대커머셜 고문(33.34%)의 절반 수준인 16.66%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분은 부인의 절반 수준이지만 주식가치는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맏사위 선두훈 대전선병원 이사장은 인공관절개발사 코렌텍 지분만 보유 중이다. 코렌텍이 지난 2008년 현대차그룹에서 분리된 만큼 계열사 보유주식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한때 셋째 사위였던 신성재 전 현대하이스코 사장도 당초 주요 계열사 지분을 고루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3년 정윤이 해비치 고문과 이혼하면서 현대하이스코(2만8438주)는 물론 현대제철(3만9000주)과 현대차(7000주), 기아차(7491주) 주식 등을 순차적으로 모두 처분했다.

SK그룹에서는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의 둘째 사위인 박장석 SKC 부회장이 6만4598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SKC 반기보고서를 보면 박 부회장(특수관계인)의 지분은 0.2% 수준으로 미미한 상태다.

그밖에 10대 그룹 총수 사위들의 지분율은 아예 0%다.

이부진 호텔 신라 사장은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라선 제일모직 8.37%은 물론 삼성SDS 지분 3.90%를 쥐고 있다. 상반기 기준 2조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1년 전(약 6500억원)에 비해 약 2.7배 상승한 규모다.

그러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임우재(46) 삼성전기 경영기획실장(부사장)은 계열사 지분이 전혀 없는 상태다.

작은 딸인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 역시 마찬가지다. 제일모직(지분 8.37%)을 시작으로 보유 주식 가치가 총 1조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반면 남편인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은 계열사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재벌가 사위들의 지분율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세습 순혈주의가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필요한 잡음을 없애기 위한 방책으로 풀이된다. 대부분 승계작업이 마무리된 이후 배우자에게 지분을 나누는 경우가 많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벌가 사위들의 낮은 지분율은 국내 대기업의 ‘경영 순혈주의’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며느리 역시 마찬가지로 현정은 회장을 제외하면 경영일선에 나서는 경우는 전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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