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집권보수당 의원 일부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를 가름하는 국민투표 시행 법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 7일(현지시간) 밤 하원에서 진행된 표결에서 정부가 제출한 국민투표 시행 법안은 찬성 312표, 반대 265표로 통과되지 못했다.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보수당 의원 가운데 37명이 정부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들은 법안에 적용된 ‘퍼다(purdah)’ 규정에 불만을 표출하며 반대 의사를 주장했다.
퍼다 규정은 선거 또는 국민투표일까지 28일간 내각 장차관과 부처가 특정 진영에 대한 찬반 견해를 담은 것으로 보이는 성명이나 발언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반대 의사를 보인 의원들은 “퍼다 규정이 느슨하게 적용됐다”며 EU 잔류를 바라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내각을 동원해 EU 잔류 캠페인을 펼칠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캐머런 총리는 앞서 정부의 일원인 장차관이 정부의 견해를 대변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말하며 정부 차원에서 EU 잔류 캠페인에 나서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표결 결과에 따라 정부는 규정을 더욱 엄격하게 고치기로 한 뒤 의원들은 법안을 다시 표결에 부쳤다. 이후 가결된 법안은 상원으로 넘겨졌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캐머런 총리가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2기 정부를 출범한 이후 보수당 의원들이 집단으로 그에 거부의사를 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정부는 오는 2017년 말까지 시행하기로 한 국민투표 시기를 투표일 4개월 전에 공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