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논의 적십자회담 앞서 당국회담 개최 가능성

입력 2015-09-0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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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적십자 회담에 앞서 남북 당국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장관급 이상이 마주 앉는 당국회담에서 얽히고설킨 남북관계 현안을 풀어가야 적십자 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 적십자 본회담 이산상봉 이후 개최될 듯

=정부 당국자는 9일 적십자 본회담 개최 시기에 대해 “상식적으로 10월 20∼26일 이산가족 상봉이 끝난 뒤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합의된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는 중에는 적십자 본회담을 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빨라야 다음 달 말에 열릴 적십자 회담에 앞서 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준비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남북은 지난달 25일 판문점 고위급접촉 때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 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어제 합의된 이산가족 상봉은 ‘8·25 합의’의 일부일 뿐”이라며 “당국회담을 조속히 개최해 남북관계 상황을 컨트롤하면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당국회담 준비 이달 중 착수 가능성…'통-통 라인' 가동 주목

=당국회담에 앞서 회담의 급과 의제를 정하기 위한 남북 예비접촉이 이르면 이달 중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당국 회담에서 논의될 남북 현안으로는 △이산가족 문제 해결 방안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 △경원선 복원 및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 △북한의 천안함 피격사건 유감 표명 및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을 꼽을 수 있다.

당국 회담은 남측의 통일부 장관과 북측의 통일전선부장 채널로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면한 남북 현안을 풀기에는 한동안 끊겼던 이른바 ‘통-통 라인’이 적격이기 때문이다.

남측 국가안보실장·통일부장관과 북측 군 총정치국장·통일전선부장의 고위급접촉이 8·25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이런 방식의 ‘2+2 회담’이 재가동될 가능성도 있다.

당국 회담에서 뭔가 얻어낼 것이 있다는 판단이 서야 북측이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을 다루는 적십자 회담에도 성의 있게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정부, 신중한 태도… “北 진정성부터 확인해야”

=우리 정부는 전날 이산가족 상봉 일정 합의가 8·25 합의의 이행 차원에서 평가할 만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것 하나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완전히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남북 당국회담 개최 전망에 대해 “아직은 분위기를 봐야 할 것”이라며 “9월 중에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진정성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핵 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분위기를 봐가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10월 10일)을 계기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내에선 당국 회담에서 합의를 이끌어내 봐야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 허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 회담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북한은 2012년 2월 29일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과 미국의 대북 식량(영양)지원을 골자로 한 2·29 북미합의를 하고 한 달 반 만에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해 합의를 무산시킨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막는 차원에서도 당국 회담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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