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한국기업 투기등급 추락 직면...미 금리인상 영향은 제한적"

입력 2015-09-1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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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제품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신용도가 최근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재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아태지역 기업 신용평가 총괄 전무는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국제금융센터 주최로 열린 'S&P 초청 세미나 저성장·고 변동성 환경하에서 국내 신용시장 트렌드'에서 이같이 밝혔다.

권 전무는 "한국 기업의 신용등급은 과거보다 2단계 하락해 투자 등급 하단에 위치했다"며 "앞으로 개선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권 전무는 "중국 리스크 현실화, 원자재 가격 하락,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신용도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한국 기업은 주요 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꺾이는 저성장, 주요 제품의 가격 대비 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S&P의 한국 기업 신용등급 평균값을 보면 2009년 12월 'BBB+'에 가까웠으나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BBB-'를 간신히 유지했다.

'BBB-'보다 더 내려가면 투기등급인 'BB+' 가 된다.

권 전무는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 대표 3개 기업의 합산 매출이 1994년부터 2008년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다가 2014년 크게 둔화됐다"며 "올해에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1∼2년의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다행이지만 구조적 현상이라면 짚어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권 전무는 또 "한국, 중국, 일본 각 나라 톱 150개 기업의 매출 추이를 봤을 때 한국은 2013년, 2014년 정체 상태"라며 "중국은 가파르게 성장했고 일본은 우호적인 환율을 등에 업고 2012년, 2013년부터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이 스마트폰, 자동차 시장에서 우리와 비슷한 품질의 상품을 40%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으면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같은 우리나라 기업은 애플이나 GM, 폴크스바겐과 같은 기업과 중국 기업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됐다"며 "수익이나 매출에서 한국 기업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 전무는 "이 같은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2년 이후에는 기업의 신용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 금융시장의 주요 불확실성 가운데 하나인 미국 금리 인상은 9월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며 금리 인상에 따른 파급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지표가 탄탄하지만 연초보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고 다른 정책기관들이 인상 시기를 지연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기 때문에 미국이 9월보다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 같다면서 파급 효과를 고려해 금리 인상 역시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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