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전 허원근 일병 사건, 과거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후 재점화
허원근 일병은 1984년 4월 2일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그날은 허원근 일병이 군 입대 후 첫 휴가를 가기 하루 전이었다. 당시 허 일병의 사인은 두부총상이었다. 유서는 없었으나 육군 헌병대는 허 일병이 자살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들은 허 일병이 대인살상용 무기 M-16 소총의 총구를 자신의 몸에 갖다 대고 무려 3발씩이나 쏘아 자살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 2013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다뤄지며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제작진은 사건 관계자들의 증언, 3D 모션 캡쳐 같은 최첨단 기법과 국내외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 날의 진실에 접근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에 따르면 허원근 일병이 죽은 채 발견되던 날 군부대원들의 대다수는 총성 두 발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허원근 일병의 몸에 남은 총상은 세발. 군부대원들은 두 번의 총성을 들었고 탄피 역시 두 개가 발견됐다.
한 때 세발의 탄피가 모두 발견됐지만 그것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육군 과학 수사 연구소에 의뢰된 총기 번호가 수정되거나 최초 지휘보고 시간이 조작되는 등 미심쩍은 점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이에 조사에 들어간 의문사위 측은 허원근 일병의 죽음을 타살로 판단했다. 국방부는 자체 조사를 통해 의문사위의 타살 주장을 반박하며 허일병의 죽음은 자살이라고 못 박았다. 1심에선 은폐와 조작에 의해 자살을 가장한 타살이라던 가정했지만, 2심 재판부의 이 결정을 뒤집었다.
그리고 10일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허원근 일병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결국 허원근 일병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