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금융인들의 열기가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김상경 여성금융네트워크(이하 여금넷) 회장이 축사를 통해 주요 참가자들을 소개할 때 마다 동료들은 환호성과 박수를 쏟아냈다.
경제신문 이투데이 온라인 10년ㆍ신문창간 5주년 기념 ‘미래와 여성 한·중·일 국제 콘퍼런스’가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여성과 금융’을 주제로 한 2부를 축사로 연 김상경 여금넷 회장은 “양성평등은 전 세계 금융권에서도 확산되는 시대적 요구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일본의 여성 활약 추진 현황’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마이 세이지 대표는 “일본 메가뱅크에서 여성의 역할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미즈호은행은 2006년 여성 인력 활용을 위해 4R 규칙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4R는‘Recruit(채용)·Retain(유지)·Raise(커리어 확대)·Relate(네트워크)’로 여성 인력 채용에서부터 유지, 커리어 향상을 위한 규칙으로, 이마이 대표는 초반에는 채용과 유지에 비중을 뒀다면 이제는 여성 인력의 커리어 확대를 위한 Raise·Relate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이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여성이 관리직에 오른 비중은 현재 10% 중반이고, 내년 3월에는 17%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미즈호은행에서는 일본 메가뱅크 처음으로 지난해 4월 여성 임원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한서상(韓瑞祥) 중국공상은행 한국 대표는 “중국에서는 여성이 금융산업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다”며 중국 내 여성금융인 현황과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중국은 1920년대 초 상하이국민저축은행, 상하이미풍은행, 상하이은행 등이 여성 회계 담당자와 비서를 고용하면서 여성 금융인 수를 늘려갔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금융업에 종사하는 중국 여성 비중은 50.9%. 위생 및 사회사업(61.2%), 숙박업 및 요식업(53%), 교육업(51.3%) 다음으로 높다.
금융계 고위직에도 중국 여성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중국 최초의 여성 은행장은 장샤오(張肖) 중국공상은행 전 행장이다. 그는 1985~1997년 행장을 지냈으며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집권 시절 당 중앙후보위원에 올랐다. 지난해 5월에는 중국 금융계에서 역대 두 번째 여성 은행장인 리칭핑(李慶萍) 중신(中信)은행 당 서기 겸 행장이 탄생했다.
한서상 대표는“중국 여성 금융계에는 앞으로도 기회가 많다며, 정년 연장과 여성 교육 발달 그리고 보수적이었던 전통적인 성 역할 관념도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행사를 마치며 김상경 여금넷 회장은 “이투데이, 중국경제망, 산교타임즈 등 3국 매체를 통해 한중일 금융권 여성 현황을 살펴보고 개선점을 서로 비교 분석한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콘퍼런스를 계기로 3국 금융권 네트워킹을 쌓아서 내년부터는 중국과 일본에서 돌아가면서 계속 개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