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감] 정부, 분산형 전원 활성화 방안 수립하지 않고 뒷짐

입력 2015-09-1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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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시작된 에너지혁명에 철저히 준비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구체적인 분산형 전원 활성화 방안조차 수립하지 않고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전하진(성남 분당을) 의원이 네비건트 리서치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ESS 시장규모는 불과 5년 뒤인 2020년까지 평균 40조원, 최대 5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조사됐다.

ESS는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하면 사용할 수 있도록 송전하는 에너지저장시스템이다. 지구 어느 곳에서나 무한대로 제공되는 태양광을 에너지로 변환하고, 이를 ESS를 통해 필요한 시기에 전기에너지를 공급하면 에너지비용은 거의 제로가 된다.

선진국들은 이미 발 빠르게 ESS를 활용한 에너지혁명을 준비하는 추세다. 미국 에너지기업 테슬라는 지난 5월 소규모 에너지저장장치인 7KWh급 가정용 배터리를 3000달러에 출시했다. 일주일 만에 예약구매액은 8억 달러를 기록했고, 선주문량은 3만8000대에 달했다. 테슬라는 5년 뒤에는 가정용 배터리 가격을 반으로 낮추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전기를 외부에서 공급받을 필요 없이 자급자족할 수 있다.

유럽 또한 적극적이다. 유럽연합은 이미 정부지원 전력매칭시스템을 통해 각 가정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전력매칭시스템이란 각 가정의 지붕 위에 솔라크로스 헝겊 천으로 된 솔라를 깔고 마이크로그리드로 ESS를 설치해 개별 가정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주요 선진국들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까지 내놓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0년 이미 ESS 설치 의무화 법안을 제정하고 500W~1MWh 가정·중대형 ESS 설치 시 투자세액의 30%를 감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4년에 캘리포니아주 테하차피 풍력발전단지의 ‘모솔리스’ 변전소에 북미 최대 규모의 32MWh급 ESS 구축을 완료해 현재 가동 중이다.

독일도 LG화학, 삼성SDI 등과 함께 자국 최대 규모 10.8MWh 사업을 구축하고, 2020년까지 마이크로그리드의 비중을 총 전력 생산량 대비 25%까지 확대할 것으로 발표했으며, 일본은 지난 2011년 이미 자가발전량이 전체 발전량의 22.6%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러한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사실상 뒷짐만 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4년에 발표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2035년까지 발전량의 15%를 소규모 분산형 전원을 통해 공급하겠다고 계획하고 분산형 전원 활성화 계획을 통해 세부방안을 확정하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

전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는 여전히 대형발전이 효율적이라는 인식에 매몰돼 소규모 발전의 중요성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형발전소를 통해 만들어진 전력을 송전하려고 송변전 및 송전탑을 설치,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만도 지난 10년간 27조원에 달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규모 발전이 보편화할 경우 송변전 회피비용 등 매년 3조원의 비용을 감축할 수 있다”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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