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동원 기록'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후보 신청

입력 2015-09-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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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기록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이 본격 추진된다.

이는 일본이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탄광 등 조선인이 징용된 산업시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데 대한 정면 대응으로 풀이돼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재청과 외교부 등은 공식 확인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정부 내에 등재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마감된 문화재청의 '2016년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 기록물 공모'에 접수된 등재신청 후보 12개 중 일제 강제동원 피해 기록물 33만6797건이 포함된 것으로 연합뉴스 취재 결과 13일 확인됐다.

이들 기록물은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2004년 이후 11년간 생산·수집한 강제동원 관련 기록을 총망라한 것이다.

종류별로는 피해조사서 22만7천141건, 지원금 지급심사서 10만5431건, 구술자료 2525건, 사진자료 1226건 등이다.

이는 국가가 직접 나서 전쟁 피해에 대한 조사를 벌여 얻은 공식 기록으로, 이 중에는 일제가 직접 생산한 문서도 포함됐다.

기록물은 한반도와 일본은 물론이고 일제의 식민지와 점령지 전반에 관한 내용까지 다룬다.

이를 고려하면 강제동원 피해 기록은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준으로 꼽는 ▲ 진정성 ▲ 독창성·비대체성 ▲ 세계적 관점에서 유산이 가진 중요성 등에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화재청은 등재 신청과 관련한 내용을 외부에 일절 공개하지 않는다.

문화재위원회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 기록물을 포함한 후보군 중 유네스코에 최종 제출할 후보 2개를 다음달까지 선정해야 한다.

최종 후보는 내년 3월 31일까지 유네스코에 제출되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등재심사소위원회의 사전심사와 IAC의 최종심사를 거쳐 2017년 6∼7월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승인으로 등재가 결정된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최근 군함도 등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는 점을 고려해 어떤 방식으로든 일종의 '대항 등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에서도 조만간 종교계와 학계, 강제동원 피해 유가족 등이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운동본부'를 꾸려 학술·정책토론회와 홍보활동, 국내외 서명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일제강점하 사할린 강제동원 억류희생자 한국유족회'는 일찌감치 서명운동을 벌여 이미 1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상태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2011년 등재)과 새마을운동 기록물(2013년 등재)에 이어 한국의 근현대 역사와 관련한 3번째 등재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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