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이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가 사그라진 가운데, 국내 제약회사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4일 제약업계 및 삼성증권에 따르면 제약업계 매출 1위 유한양행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 23.6% 증가한 2818억원, 21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메르스 영향에서 벗어난 약품 사업 매출이 8.0% 늘어나고, 원료의약품(API) 수출을 포함한 해외사업 매출이 7.0%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 1조원 달성에 아깝게 실패한 녹십자의 경우 올 3분기 매출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녹십자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한 295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3% 감소한 45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의 경우 국내 혈액제제 매출액이 메르스 영향으로부터 회복되고 국내외 백신 매출 또한 견조한 성장을 보이겠지만, 영업이익은 연구개발(R&D)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의 3분기 매출액은 20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손실은 29억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분기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던 제조 매출 감소 추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대웅제약의 경우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8%, 13.1% 증가한 2124억원, 17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프로모션 수수료 수익은 전 분기와 비슷한 132억원을 기록하고, 원료의약품 수출액 인식으로 인해 상품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에스티는 올 3분기에 2012년 3분기 이후로 처음으로(2014년 2분기는 제외) 분기 매출액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이 예상된다. 이 회사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증가한 1462억원을, 영업이익은 1.2% 감소한 13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7월부터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행에 따른 매출 감소 기저 효과가 3분기부터는 소멸되고, 지난 6월 메르스 영향에서 벗어나 전문 의약품 매출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 산업이 장단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며 R&D 투자 여력이 확대되고 있고, 정부가 현재의 약가 인하 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는 국내 제약사의 R&D 파이프라인의 재평가가 지속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철저히 bottom-up 관점에서 R&D 성과가 나타날 수 있는 업체들로 압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