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핵협상 타결 이후 유럽의 주요 가스공급처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관리와 에너지업계 관계자 등 현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오는 2030년에 EU가 이란으로부터 수입하는 천연가스 규모가 연간 25~35 BCM(BCM=10억㎥)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현재 EU가 북아프리카로부터 공급받는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EU가 러시아로부터 연간 130 BCM의 가스를 수입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란이 러시아에 대한 EU 의존도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망했다.
EU 에너지·기후변화 담당 집행위원인 미구엘 아리아스 카네테는 지난 4일 로열더치셸과 토탈 등 유럽 에너지업체 대표들과 정찬 회동을 갖고 이란 에너지 개발 사업 진출 가능성을 논의했다.
EU 집행위원회(EC)는 물론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주요국 관리들이 잇따라 이란 측과 만나 투자와 에너지 수입 등을 협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관리는 “유럽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에 앞서 이란에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 에너지업계 고위 임원은 “카네테 집행위원과의 회동은 유럽 기업의 이란 진출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이 지난 7월 타결한 핵협상을 실제로 이행하기 전까지는 제재가 풀리지 않기 때문에 유럽 에너지 기업들의 이란 접근도 현재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유럽 업체들은 막후에서 이란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스페인을 통해 수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페인은 EU 최대 LNG 수입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