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업은행, STX프랑스 매각 위해 대우조선 부실 처리 미뤘나

입력 2015-09-14 10:30 수정 2015-09-1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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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STX프랑스 매각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을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시장에서는 STX프랑스 2대주주인 프랑스 정부의 압박에 자회사인 대우조선의 대규모 부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산업은행 출신의 고위 임원과 기업금융4실장을 각각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감사위원으로 파견했지만 3조원대 부실을 적발하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14일 대우조선의 구조조정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초 산업은행은 STX프랑스를 대우조선에 매각하기 위해 해양플랜트 부실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도 매각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추가적 금융권 차입 없이 STX프랑스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산업은행은 STX프랑스의 지분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매각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고재호 전 사장에게 수차례 이 같은 사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해양플랜트 부문의 손실에 관해 보고도 진행됐다”고 밝혔다. STX프랑스 매각 강박증에 3조 원대 대우조선 부실이 은폐된 것이다.

당초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까지 STX프랑스 매각을 추진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조선업황 침체가 지속되자 원매자 찾기가 어려웠다. 핀칸티에리, 프리빈베스트 등 대형 외국계 크루즈 전문업체에 STX프랑스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급기야 프랑스 정부의 조속한 매각 요구가 이어지자 대우조선 임원진을 STX프랑스로 시찰을 보내 매각을 강행했다.

STX프랑스는 군함과 크루즈선을 전문으로 건조하는 STX조선해양의 증손회사다. STX프랑스의 지배구조는 산업은행(48.15%)→STX조선해양(66.7%)→STX노르웨이(100%)→STX유럽(66.66%)→STX프랑스로 이어져 있다.

더 큰 문제는 매각을 강행하면서 STX프랑스의 시장 가치를 무시하고 1000억 원대 매각가격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STX프랑스의 모회사인 STX유럽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3700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부채가 1조6752억 원에 달할 만큼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황이다. 산업은행이 STX프랑스의 부실을 대우조선에 떠넘기기 위한 무리한 매각작업이었던 것이다.

한편 대우조선 부실 사태와 관련, 산업은행 출신 감사위원들이 잇따라 중도 사퇴한 점도 석연치 않다. 지난달 이영제 감사위원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이 위원은 산업은행 기업금융4실장으로 지난 3월 부임해 오는 2017년 3월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다. 지난 2012년 권영민 전 감사위원에 이어 잇따라 중도 사퇴하면서 대우조선에 대한 산업은행의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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