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신한은행 불법 계좌조회 사건과 관련해 추가적인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최근 검찰이 정관계 주요 인사의 계좌를 불법 조회한 의혹이 제기된 신한은행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이와 별개로 징계 절차에 착수한다는 입장을 국회 정무위원회에 전달했다. 이르면 다음달 제재심의위원회의에 안건으로 상정해 징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14일 국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5일 국정감사에 앞서 국회 정무위 여야 간사단에 신한은행 불법조회 건과 관련해 추가적으로 새로운 사실들이 적발돼 추가 징계를 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정무위 의원실 관계자는 “금감원이 신한은행에 대한 추가 검사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불법조회 사실이 있다” 며 “추가적인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한은행 불법 계좌조회와 관련해 지난 2012년(기관경고, 중징계)과 2013년(기관주의, 경징계), 올해 초까지 세차례나 금감원의 제재가 이뤄졌던 만큼 이번 징계 수위는 다소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이 같은 입장 전달로 15일 열리는 국감에서 신한은행의 불법계좌 조회 문제가 집중적으로 질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검찰은 신한은행이 야당 의원들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지인의 금융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했다는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참여연대와 제보자 등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불법 계좌조회 의혹을 꾸준히 제기했고, 금감원은 이와 관련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번 추가 제재 건은 검찰의 무혐의 처분 건과 별개라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의 형사적 판단과 금감원 행정적 판단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며 추가 제재 여부를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5월 전직 직원의 제보를 근거로 신한은행이 직원 가족의 계좌를 광범위하게 불법 조회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신한사태 당시 라응찬 회장과 이백순 행장 측이 불법ㆍ비리 의혹을 감추기 위해 정관계 권력층에 로비를 벌이고 신상훈 전 사장에 대한 무리한 기소와 퇴출 작전을 벌였다는 내용이 담긴 신한은행 비대위 문건 일부를 공개하고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한편 이번 제재에서는 이백순 전 행장에 대한 징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사태 당시 이 전 행장 등 신한은행 경영진이 신상훈 전 지주 사장을 압박하기 위해 별도 조직을 결성, 불법적 계좌추적을 한 혐의가 금감원 검사에서 상당 부분 입증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