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연준] ①올리느냐 마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입력 2015-09-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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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간 널뛰는 중국증시와 함께 전세계를 긴장시켰던 미국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오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개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거의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올 3월 FOMC 후 작년 12월 넣은 ‘인내심’이라는 문구를 성명서에서 삭제하면서 본격적인 출구 찾기에 나섰다. 미국의 초저금리 정책이 6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의 확대 국면이 절정에 접어들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9월 인상설이 힘을 받는 듯 했으나 중국의 경제 둔화와 증시 변동성 등 대외 변수로 인해 연준의 이달 금리인상 결정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연준이 이달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응답률이 46%로 나왔다고 11일 보도했다. 지난달 조사 때만 해도 9월 인상할 것이라던 응답률은 82%에 이르렀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 국제 금융기구 역시 해외 상황을 이유로 연준에 금리인상 연기를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또한 세계적인 경제 석학들도 금리인상 연기 주장에 동참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난주 ‘지긋지긋한 연준’이라는 글에서 미국의 낮은 인플레이션 수준, 고용지표와 현실의 괴리 등을 이유로 금리인상에 반대하고 나섰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도 지난 12일 “인플레이션에 대한 확신을 하기 전까지는 금리를 올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 반대의 주장도 나온다. 미국 CNN머니는 13일 미국 경제가 더는 ‘제로(0)’ 금리를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좋아졌다며 연준이 금리인상의 첫발을 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미루면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워 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와 페루, 멕시코, 인도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오히려 금융시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차라리 기준금리를 빨리 올리라고 입을 모았다.

사실, 미국 경제의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현재 시점에서 금리 인상을 보류할 이유는 없다. 지난 9일 발표된 미 고용동향조사(JOLTS)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 일자리 수는 575만건으로 사상 최고치에 달해 고용 정세는 완전 고용 혹은 그에 가까운 상태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이달을 포함해 연말까지 세 차례 남은 FOMC 중 어느 시점에 금리를 올리든 관계 없다는 견해도 있다.

또한 미국의 금리인상은 이미 시장에선 어느 정도 예상된 재료인 만큼 완만한 수준의 인상이라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연준은 중국의 경제 둔화와 그로 인한 중국증시 변동성, 미 금리인상으로 인한 신흥국에서의 자본 유출 충격 등 해외 상황을 감안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달 11일부터 사흘 연속 기록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도의 변동성을 보였다.

섣불리 금리를 인상했다가 나중에 금리 인상이 시기상조였음이 드러나면 연준은 경제 회복을 위한 새로운 양적완화 대책을 내놔야 한다. 미 금융당국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깨지는 것은 물론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취임 이래 가장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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