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의 지난달 기록적인 위안화 평가절하가 ‘자충수’가 됐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중국 금융기관의 지난 8월말 외화 거래 잔액이 전월 대비 7283억 위안(약 134조원) 줄어 사상 최대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1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인민은행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외화 거래 잔액은 중국의 자금 유출입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로 지난달 주가 하락과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에서 대규모 자금이 유출됐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중국의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도 자금 유출에 따른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을 목적으로 인민은행이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하면서 사상 최대폭의 감소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인민은행은 이달 들어서도 지나친 위안화 약세를 저지하려는 자세를 분명히 하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은행은 지난 10일 저녁 역외시장에서 국유은행을 통해 위안화를 사들이고 달러를 매도하는 개입을 단행했다.
이에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당시 역외시장에서 6.46위안에서 6.38위안으로 1% 이상 뛰어 지난 2010년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 거래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자본거래 규제가 남아있는 역내 시장과 달리 역외시장에서는 해외 투자자들이 위안화를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다. 이에 두 시장의 환율 차이가 벌어져 투기세력이 움직일 조짐을 보이자 인민은행이 이를 억제하려 한 것이다.
아울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달 하순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미국의 반발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을 막으려는 의도도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