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메르스로 직격탄을 맞았던 유통업체들이 중국 중추절(26~27일)과 국경절(10월1~7일)을 앞두고 황금연휴 ‘유커 챙기기’ 경쟁에 본격 나섰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6~7월 백화점 등 업체들의 매출은 메르스 여파로 인해 지난해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후 8월부터 회복 국면에 들어섰고 이번 중추절과 국경절 유커들의 방문 여부에 따라 지난 여름 메르스 부진을 상쇄할지 여부가 결정된다.
일단 전망은 긍정적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이 기간 동안 16만3534만명의 유커가 한국을 찾았다. 업계에서는 지난 메르스 사태의 기저 효과로 올해 연휴에는 지난해보다 3만명 이상 불어난 20만명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유커들은 한국에서 1인당 2094달러를 썼고, 전체의 69%인 1447억 달러를 쇼핑에 사용했다. 20만명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비용을 쓴다면 황금연휴 기간에만 쇼핑 금액으로 3500억원에 가까운 경제효과가 발생한다. 유통업체들이 중추절·국경절 연휴에 사활을 걸고 준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광·레저·면세점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그룹의 오너는 물론 회사 대표까지 나서 유커 모시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유커 유치를 위해 중국 현지를 방문,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삼성 관광사업 브랜드 설명회’를 최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에는 이 사장을 비롯해 김봉영 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호텔신라 면세유통·호텔사업부장, 삼성물산 리조트사업부장 등 경영진들이 총출동했다.
롯데 그룹도 이홍균(롯데면세점)·송용덕(롯데호텔)·박동기(롯데월드어드벤처) 대표 등 롯데그룹 관광 3사 대표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지난 8일 중국 상하이 페닌슐라 상하이호텔에서 열리는 ‘2015 롯데 트래블 마켓 차이나’에 참석해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특전과 방한 혜택을 발표했다.
백화점들도 손님 맞이에 분주하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말부터 명동지역 30여개 호텔과 연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쇼핑 정보 및 할인 쿠폰이 포함된 잡지와 중국인이 선호하는 마스크팩을 세트로 구성해 체크인 시 전달하는 등 대대적인 이벤트에 돌입한다.
현대백화점은 대량으로 물품을 구입하는 유커의 편의를 돕기 위해 글로벌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한 경우 중국 현지에서 직접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1인당 최대 30㎏까지 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외국인 전용 모바일 가이드를 준비했다. 대형마트 중에서는 롯데마트가 다음 달까지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구매 품목에 상관없이 8만원 이상 구매 시 5000원 할인권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