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9월 15일 在邦必聞(재방필문) 나라에 이름은 널리 알려졌지만

입력 2015-09-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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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문(聞)은 듣는다 외에 소문나다, 알려지다, 아뢰다와 같은 뜻도 있다. 문인(聞人)은 듣는 사람이 아니라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다음은 논재어 안연(顔淵)편에 나오는 이야기. 자장(子張)이 “선비는 어떻게 해야 달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공자가 “네가 말하는 달인이란 어떤 사람이냐?”라고 반문하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나라에서 일을 보아도 반드시 이름이 나고 집에 있어도 반드시 이름이 나는 것입니다.”[在邦必聞 在家必聞]

공자는 “그건 명성이라는 것이지 달인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알려준다. “달인이란 본질이 곧으며 정의를 사랑하고 남의 말과 표정을 잘 살피며 아래 사람을 생각할 줄 알아 나라 안에서나 집안에서 달인이 되는 것이다. 명성을 따르는 사람은 얼굴빛으로는 어진 것 같지만 행동은 딴판이며 위선으로 살면서도 아무 의혹이 없는 사람이니 나라에서든 집안에서든 겉으로만 이름이 나는 것이다.”[夫達也者 質直而好義 察言而觀色 慮以下人 在邦必達 在家必達 夫聞也者 色取仁而行違 居之不疑 在邦必聞 在家必聞] 달인이 돼야지 문인이 돼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서계(西溪) 박세당(朴世堂·1629~1703)은 노론에 맞서 주자학을 비판하고 실사구시적 학문태도를 견지한 선비다. 그가 1686년(숙종 12)에 차남 태보(泰輔)에게 보낸 편지에 이런 대목이 있다.

“조카 태은(泰殷)이 물은 일은 송림비(松林碑)를 지을 때 내 뜻을 이미 편지에 자세히 피력했으니 어찌 이견이 있겠느냐. 우리 선대는 모두 곧은 도를 지키며 행하다가 끝내 곤액을 당했지만 후회한 적이 없었다. 뒤에 가탁하여 나를 알아주는 것으로 삼는 것 또한 삼가지 않아서는 안 되니 어찌 의당 낯빛으로만 취할 뿐이겠느냐.” 글을 지어 줄 때 얼굴빛으로만 어진 것 같은 문인(聞人)을 경계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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