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황기사를 쓰다보면 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시장의 규모를 무시할 수 없다보니, 항상 유가증권시장 그리고 대형주 위주로 쓰기 마련이다. 정작 절대다수 투자자들의 전장(戰場)인 코스닥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된다.
이런 상황에서 미안하게도 코스닥시장이 선전하고 있다.
지난 2월말 '중국발 쇼크'에서도 범상치 않은 안정감을 보여줬던 코스닥시장이 어느새 전고점에 근접했다. 용어조차 생소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시장 부실 우려 속에 전날 동반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분명 '형님' 격인 유가증권시장에 비해서는 강한 체력을 보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급락 과정에서 코스닥지수의 하락률은 3.1%로, 코스피(6.4%) 나스닥(7.3%) 닛케이(8.6%) 등 주요국 지수에 비해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 급락이후 반등 과정에서는 4.4% 상승률을 보이면서 주요 글로벌증시 중 유일하게 급락폭을 회복한 시장이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의 이러한 상대적 강세 배경으로 2월말 급락 이전에 나타났던 글로벌증시 상승대열에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남들 다 오를때 덜 올랐기 때문에, 더 많이 떨어질 이유도 없고, 결국 이것이 안정적인 흐름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이윤학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시장에서는 변동성 축소가 강하게 진행 중인데, 일반적으로 주가변동성이 극도로 축소되면 그 이후에는 주가변동성이 확장되면서 새로운 방향성이 결정되는 경향이 많다"며 "코스닥시장은 6개월간의 횡보조정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상승추세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이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는 그 여파가 얼마나 갈지, 또 국내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논란이 분분하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주식시장이 제일 싫어하는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그동
안 각광을 받았던 유가증권시장보다 소외됐던 코스닥시장의 상대적 선전에 갈채를 보낸다.
다음은 15일자 국내증권사들의 시황분석 요약이다.
▲현대증권 배성영
-재차 변동성 확대로 인한 리스크 관리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증시 및 아시아 증시 재차 급락에 따른 단기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120일선 1396, 직전 저점 1383 지지 확인 후 매매에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투자 박준범
-이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미국 내로 국한될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이로 인해 국내 증시의 중기추세가 훼손될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전세계 증시를 억누른 불안감이 수그러들 때까지 조정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기 상승추세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실적우량 대형주 중심의 저가매수 대응이 바람직해 보인다.
▲삼성증권 김성봉
-모기지 부실에 대한 우려가 단기간에 완전히 해소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향후 증시는 다소 혼란스러운 흐름이 예상된다. 우리는 현재 증시의 움직임이 단기 급락 후 갭을 메워 나가는 기간 조정의 연장선상에서 보고 있다. 따라서, 변동성은 높을 수 있지만, 크게 보면 1350~1450선의 박스권 흐름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양증권 홍순표
-국내 증시가 지난 2월말과 같은 학습효과(급락후 반등)를 시현하기 위해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의 안정세 회복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월말 차이나 쇼크로
급락했던 국내 증시가 반등할 수 있었던 것도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빠른 안정세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줌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미국 등 글로벌 증시의 동향을 통해 국내 증시의 학습효과 재시현을 위한 전제 조건이 충족되기 전까지 기술적 매매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미국의 모기지 논란은 당분간 국내증시의 발목을 붙잡는 불확실성 변수로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차이나 쇼크의 배경에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문제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점에서 당장에 전저점이 무너지는 급락세가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국내증시의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