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절단 장애인 '묻지마 폭행'에 실명…병원비만 수천만 원

입력 2015-09-15 18:44 수정 2015-09-1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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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폭행

▲지난 5월 18일 오전 4시께 지체 장애 3급인 이모(47)씨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길가에서 술에 취한 A(31)씨로부터 아무런 이유없이 폭행을 당해 실명했다. 이씨는 13년 전 출근길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지체장애인이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18일 오전 4시께 지체 장애 3급인 이모(47)씨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길가에서 술에 취한 A(31)씨로부터 아무런 이유없이 폭행을 당해 실명했다. 이씨는 13년 전 출근길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지체장애인이다. ( 사진=연합뉴스)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40대 지체장애인이 이번엔 '묻지마 폭행' 탓에 실명된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 오전 4시께 지체 장애 3급인 이모(47)씨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길가에서 술에 취한 A(31)씨로부터 이유없이 폭행을 당했다. 이른바 묻지마 폭행이었다.

무차별적인 주먹과 발길질에 이 씨의 눈 주위 뼈가 내려앉았고 안구가 손상됐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안구 손상이 심해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수술 도중 뇌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 판정을 받아 머리를 절개해 수술하는 등 '묻지마 폭행' 탓에 한 차례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21살 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는 이씨는 13년 전 출근길에 신호를 위반한 버스에 치여 오른쪽 다리를 잃은 지체장애인이다. 불편한 몸에도 택시기사와 오토바이 택배 일을 하며 가계를 꾸려나갔다.

하지만, '날벼락' 같은 묻지마 폭행사건으로 이씨의 가정은 또다시 위기를 맞게 됐다. 가해자와 합의가 안돼 수 천만원에 달하는 병원비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아들은 1년 반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 400만원을 마련했지만, 이 마저도 부족했다. 경찰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이씨가 범죄피해로 인한 보험 급여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나서야 안구 수술 비용을 마련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눈 주위도 골절됐으나 수술비를 마련할 형편이 안 돼 시급한 안구 먼저 수술했는데 골절 부분은 수술 시기를 놓쳤다고 한다"며 "추후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는 할 수 있겠지만 가해자도 돈을 지급할 경제적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경찰은 14일 이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SNS(www.facebook.com/gyeonggipol)에 올려 '클릭나눔프로젝트'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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