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삼성물산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불공정 주식거래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엘리엇의 차명계좌 의혹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엘리엇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누리당 김을동 의원은 "엘리엇이 삼성물산 지분을 차명 계좌로 매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질의했다. 이 질의에 진 원장이 답변에 나서면서 사실상 금감원이 엘리엇측의 차명 계좌 의혹을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엘리엇은 지난 6월 4일 삼성물산 지분 7.12% 보유사실을 공시했다. 당시 엘리엇은 이틀전이었던 6월 2일까지도 4.95%(773만2779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틀만에 보유 지분 2.17% 추가 확보하면서 공시 의무(지분 5% 이상)를 지니게 됐고 이를 공시했다.
금융투자업계와 재계에서는 삼성물산 지분 2.17%를 하루 이틀만에 끌어모을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물량이 큰 만큼 이른바 '파킹거래'가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이는 차명계좌를 통해 지분을 점진적으로 매수하고, 적절한 시기를 이용해 동시에 명의를 특정 주주(엘리엇)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김을동 의원은 엘리엇이 프랑스에서 불법 주식매입으로 1800만 유로나 되는 벌금을 부과받았다는 사례를 들어 질의에 나섰다. 김 의원은 "금감원도 엘리엇의 차명 계좌를 이용한 매집 가능성을 적극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제기하신 의혹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법규 위반 사항이 나오면 법대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