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의 상임감사가 억대연봉에 관사까지 제공받는 '꿀보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일부 상임감사는 전문성과 무관한 인사절차로 선임 절차를 의심케 했다.
17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송호창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의왕·과천)에 따르면, 송 의원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구기관 상임감사 중 일부가 부적절한 인사가 있다며 투명한 선임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출연연 상임감사는 억대연봉과 대형차에 관사까지 제공받는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지만 그 전문성과 선임의 적절성이 문제라는 얘기다.
현재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상임감사를 두고 있는 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4곳의 상임감사 연봉은 평균 1억4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기술 출연연 감사는 연구원 전반의 살림과 운영 전반을 살피는 역할을 한다.
이는 각 기관장들의 연봉 평균인 1억6500만원보다 고작 2500만원 가량 적은 금액이고, 타 출연연구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1억3315만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1억 2667만원) 기관장 연봉보다 높다.
비상임 감사를 운영하는 6곳도 주 1회 출근을 기준으로 월 200만원씩 연간 24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상임감사는 황인경 전 한국여성유권자 서울연맹 회장이 맡고 있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문택곤 전 삼일회계법인 대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김춘식 전 방송위원회 방송정책실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는 전의진 대전테크노파크(대전TP) 전 원장이 맡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황인경 상임감사는 감사경험이 전무하고 원자력 업무 관련 이력이 전혀 없지만 19대 총선시 서초을 새누리당 공천에 신청한 경험이 있어 보은인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김춘식 상임감사는 통피아 출신으로 1992년 한국통신(현 KT)에 입사해 12년간 정보통신 전문가로 입지를 굳힌 뒤 방송위원회 방송정책실장을 역임했다.
마지막으로 전의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상임감사의 경우, 공직 퇴직 후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 인천정보산업진흥원 원장, ㈜인천로봇랜드 대표이사, 지식경제부 범부처 로봇시범사업 총괄추진단장 등 기관장만 6곳을 역임한 인사이다. 전 감사는 대전테크노파크 재임 기간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1년 2개월 만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상임감사로 다시 취임했다. KIST의 상임감사는 연 1억 4079만원을 받아 본봉 9100만원을 받는 대전TP 원장보다 급여가 더 많았다.
송 의원은 "일부 상임감사는 전문성이 우려된다"며 "특히 다른 기관장을 하다 상임감사로 오는 것은 공적책임감이 부족한 사례"라고 꼬집었다.
송 의원은 "상임감사는 과학계 최고의 대우를 받는만큼 높은 책임감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며 "출연연 상임감사 자리가 퇴직자 자리만들기가 되지 않도록 투명한 선정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