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수도 산티아고 인근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인명피해가 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오후 7시54분경 발생한 규모 8.3의 지진 사망자가 최소 5명으로 늘고, 지진해일(쓰나미) 경보까지 발령됐다고 칠레 라테르세라가 보도했다.
칠레 내무부에 따르면 지진 발생한지 4시간이 지난 현재 5명이 사망했고, 해안 저지대를 포함한 10개 도시에서 100만 명의 주민이 쓰나미에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이번 지진으로 칠레 전역을 물론 미국 하와이, 뉴질랜드, 피지, 일본 등지까지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고 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당초 지진이 규모 7.9이라고 밝혔다가 8.3으로 정정했다. 이어 지진의 진앙은 산티아고 북서쪽으로 228km 떨어진 태평양 연안으로 진원의 깊이는 25km라고 전했다.
8.3 규모의 첫 지진 이후 규모 6~7의 여진이 최소 3차례 이상 발생했다. 진앙에서 가까운 이야펠 시에서는 토담집이 무너져 여성 1명이 쓰러진 잔해에 깔려 목숨을 잃었고 1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데니스 코르테스 이야펠 시장은 “이번 지진으로 전력이 끊기는 등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우리는 모두 겁에 질렸고, 도시가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오는 18일 칠레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시민들은 도심에서 연휴를 즐기고 있었다. 이들은 지진이 발생하자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고, 중북부 지역 해안가 시민들도 안전한 곳으로 한꺼번에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현지 방송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서는 쓰나미 피해 우려에 질린 시민들이 차를 타거나 걸어서 고지대로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지진 발생 두 시간 뒤인 오후 9시경 북부 항구도시 코킴보 시 등의 해안에는 2~4.5m 높이의 파도가 들이닥쳐 바닷가 근처 시간지 일부에 물이 차오르기도 했다.
칠레 정부는 쓰나미 피해가 발생한 곳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고, 칠레 국립재난관리청(ONEMI)은 쓰나미에 대비해 남부 푸에르토아이센부터 북부 아리카까지 3900km에 달하는 해안가 저지대 주민들에게 긴급대피령을 내렸다.
이어 17일 칠레 전역의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산티아고 국제공항을 일시적으로 폐쇄했다가 현재는 운항이 재개된 상태다.
한편, 한국 정부는 칠레에 교민 2700명이 거주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