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낮은 물가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연내 기준금리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뒀다.
17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연준은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의 0~0.25%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고용시장 조건과 물가지표, 물가상승 전망 그리고 금융시장과 국제적 상황을 고려해 향후 금리인상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현재의 글로벌 경제와 금융 상황이 경제활동을 ‘다소(somewhat)’억제해 단기 인플레이션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봤다”며 금리동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한 중국발(發) 악재가 연준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성명에서 연준은 “지난 7월 FOMC 회의 이후 발표된 경제지표가 미국 경제활동이 ‘완만하게(moderate)’확장했음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연준은“고용시장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물가는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의 이런 언급은 물가가 연준의 이번 금리동결을 이끌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연준은 지속적으로“고용시장이 좀 더 개선되고 물가가 목표치인 2%까지 오를 것이라는 합리적 확신이 있을 때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비쳐왔다. 이번 성명서에도 해당 문구는 포함됐다.
성명은 “부분적으로 에너지가격의 하락과 에너지 이외 부문에서의 수입물가가 전체 물가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용시장이 더 개선되고 에너지 가격과 수입물가 하락이라는 일시적인 효과가 사라졌을 때 물가가 중기적으로 목표치인 2%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회의 종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옐런 의장은 “올해 진행되는 모든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고, 다음 회의인 10월에도 가능성이 있다”며 “(10월 회의 이후)기자회견이 잡혀 있지는 않으나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dot plot)도 올해 말 기준금리를 0.375%로 제시했다. 이는 연내 1회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한편 이날 FOMC 투표에서 10명의 위원 가운데 9명이 기준금리 동결에 찬성하고, 단 1명만이 기준금리 인상에 표를 던졌다고 연준은 전했다. 이는 그동안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했던 것과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을 반대한 위원은 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던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