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들에게 안전한 통로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던 크로아티아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란코 오스토이치 크로아티아 내무장관이 “크로아티아는 더 이상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크로아티아에서 난민 신청을 하지 않으면 불법 이민자로 간주하겠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로아티아는 전날 헝가리에 입국을 거부당한 난민들에게 안전한 통로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상보다 많은 난민이 유입되자 추가 수용 입장을 철회한 것이다.
오스토이치 장관은 “안전 통로는 토바르니크에서 수도 자그레브까지 경로를 뜻하는 것”이라며 “난민들이 슬로베니아로 가도록 허용한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세르비아 당국은 헝가리 접경 지역의 난민들을 모두 버스를 이용해 크로아티아 접경 지역으로 이동시켰다. 이에 따라 세르비아에서 크로아티아로 넘어간 난민은 최근 이틀 동안 73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규모(2500명)의 3배 수준을 넘었다.
한편, 크로아티아와 접경한 슬로베니아는 이날 국경을 통제하겠다고 밝혀 국경 간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는 솅겐조약 가입국 가운데 네 번째 통제국이 됐다.
슬로베니아 내무부는 “유럽연합(EU) 법규에 따라 독일 등으로 가려는 이민자들에게 안전 통로를 제공하지 않겠지만 자국에서 난민 신청을 한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