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의 기업공개(IPO) 이후 신통치 않은 실적으로 인해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에도 금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알리바바의 IPO 이후 지속된 불상사들로 인해 투자자들이 회사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면서 다른 중국 IT 기업에 대한 신뢰 역시 떨어졌다고 전했다.
오는 21일 알리바바는 뉴욕증시 데뷔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뉴욕증시 데뷔 당시 알리바바는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인 250억 달러(약 29조1875억원)를 끌어 모으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회사 주가는 지난해 11월10일 119.15달러를 정점으로 최근에는 공모가 68달러 이하로 추락했다.
투자자들은 예상 밖으로 부진한 알리바바의 실적에 회사의 성장성에 의문을 갖고 알리바바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이들은 중국 경제둔화와 함께 알리바바의 성장 역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알리바바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8% 증가한 202억4500만 위안(약 3조72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220억 위안을 크게 밑돈 것이다. 매출 성장률 역시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의 IT 기업으로 꼽히는 알리바바의 지속된 부진은 승승장구하던 중국 IT 기업들에도 영향을 줬다. 알리바바의 라이벌로 꼽히는 징둥(JD닷컴)의 주가는 지난 6월 37.95달러의 정점에서 29%나 빠졌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JD닷컴은 지난해 5월 IPO 당시 공모가가 19달러였다.
굿윈프록터의 야사 라나는 “중국 주식시장에서 일어난 일에 따라 중국 민간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급격히 하락했다”고 말했다. 올들어 8월 말까지 중국 신생기업들이 유치한 투자자금은 158억 달러였다. 이는 전년 동기의 38억 달러에서 크게 늘어난 규모다.
그런나 WSJ는 “중국 경기 둔화와 주가 하락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를 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투자자들은 빠른 성장을 보이는 중국 IT 분야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가 대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즉 투자자들이 중국 IT 산업을 알리바바를 통해서 전망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