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구장 시대] 세계 첫 돔구장 애스트로돔부터 미국과 일본의 돔구장 발전사

입력 2015-09-18 10:24 수정 2015-09-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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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구장의 탄생은 혁명과도 같았다. 덥고 습하고 강우량이 많은 지역에서도 야구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인기 구단은 인기 구단으로의 도약이 가능했고, 야구 불모지에서도 야구에 대한 관심의 싹이 트는 계기가 됐다.

돔구장 특수를 가장 먼저 누린 구단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애스트로스다. 1965년 세계 최초의 야구 전용 돔구장인 애스트로돔이 휴스턴에 완공되면서 여름이면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서도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 관람이 가능했다. 당시 사람들은 이 경이로운 건축물을 ‘세계 8대 불가사의’라며 찬사를 보냈다. 또 만년 하위팀이던 휴스턴은 돔구장 덕에 연일 만원 관중을 동원하는 등 인기 구단으로 도약했다. 이듬해인 1966년에는 내셔널리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애스트로돔은 1999년까지 휴스턴의 홈구장으로 사용됐다. 지금은 2000년 완공된 개폐식 돔구장 미닛 메이드 파크가 휴스턴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반면 애스트로돔은 2009년 이후 어떤 행사도 열지 못했다. 최근에는 철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의 두 번째 돔구장은 1976년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완공된 킹돔이다. 미국미식축구리그(NFL) 시애틀 시호크스(1976~1999)와 MLB 시애틀 매리너스(1977~1999), 미국프로농구(NBA) 시애틀 슈퍼소닉스(1978~1985)가 홈구장으로 사용한 구장이다. 그러나 킹돔의 수명은 그리 길지 못했다. 천장 지붕이 떨어지는 사고로 인해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2000년 3월 폭파 해체됐다. 현재 시애틀 매리너스의 홈구장은 2000년 완공된 개폐식 돔구장인 세이프코 필드로 수용인원은 약 4만7000명이다.

세계 최초의 개폐식 돔구장은 1989년 캐나다 토론토에 개장한 로저스 센터다. 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구장인 로저스 센터는 1개의 고정패널에 3개의 이동패널이 겹치면서 지붕이 열리는 시스템이다. 한때 NBA 토론토 랩터스의 홈구장(1995~1998)으로 활용됐으며, 1997년에는 도노번 베일리(캐나다)와 마이클 존슨(미국)의 남자 육상 150m 세기의 대결이 펼쳐지기도 했다. 2011년에는 조르주 생피에르(캐나다)와 제이크 쉴즈(미국)의 UFC 129가 열려 무려 5만5000명이 넘는 관중을 동원, 북미 MMA 역사상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일본에는 6개의 돔구장이 있다. 잦은 태풍으로 인해 돔구장이 절실했던 일본은 1988년 도쿄에 첫 돔구장 도쿄돔을 완공,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니혼햄 파이터스의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지금은 요미우리가 도쿄돔을 단독으로 사용하고 있다. 프로야구 외에도 대규모 콘서트장으로 유명하다.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에 위치한 세이부돔은 일반 옥외 야구장을 개조한 돔구장이다. 1979년에 문을 연 이 야구장은 1998년 공사비 100억 엔(약 980억원)을 들여 지붕만 씌운 형식으로 1999년 3월 정식 개장했다. 세이부돔의 운영주는 세이부그룹으로 (세이부) 백화점과 (세이부선) 전철을 운영하고 있다. 야구장 옆에는 인조 스키장이 있어 겨울철에도 많은 야구팬들이 이곳을 찾는다.

2001년 준공된 삿포로돔은 2002 한·일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유치한 전천후 돔구장이다. 돔구장 옆에 천연 잔디 축구장이 있어 축구 경기가 있는 날엔 축구장이 돔 안으로 들어가는 독특한 형태다. 지금은 도쿄에서 연고지를 이전한 니혼햄이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일본 최초이자 유일의 개폐식 돔구장은 1993년 후쿠오카에서 개장한 야후오쿠돔이다. 그러나 야후오쿠돔은 1999년 시즌을 끝으로 경기 중 지붕을 개방하지 않고 있다. 홈플레이트 쪽 지붕과 바람이 충돌하면서 만들어지는 이상기류 때문이다. 개폐식 지붕을 만드는 데만 100억엔을 쏟아 부은 후쿠오카시는 일본의 돔구장 역사에 큰 오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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