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구장 시대] 이제 ‘우천취소’는 없다…돔구장 시대 ‘축복일까 재앙일까’

입력 2015-09-18 10:45 수정 2015-09-1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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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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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야구장이 있었기에 선동열, 박찬호, 이승엽이 존재합니다!”, “동대문야구장은 한국야구의 꿈과 희망입니다!” 2006년 12월 서울 동대문야구장 앞엔 동대문야구장 철거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당시 현역으로서 명성을 날리던 송진우(49), 양준혁(46), 이종범(45) 등 프로야구 선수들과 관계자 250여명이다. 이들의 손엔 동대문야구장 철거 반대 의지를 담은 피켓이 들려 있었다. 그러나 역사는 이들의 편에 서지 않았다. 동대문야구장에서의 추억이 간절한 건 그라운드에서 뒹굴며 역사를 만들어낸 선수들뿐이었다. 결국 시위대는 동대문야구장의 대체 구장을 마련해주겠다는 서울시의 약속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동대문야구장은 대체 구장으로의 재탄생 꿈을 안고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9년이 흘렀다. 동대문야구장의 대체구장 부지로 선정된 서울 구로구 경인로엔 국내 최초 돔구장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 교통 혼잡을 이유로 철거된 동대문야구장이지만 대체구장인 고척스카이돔 역시 상습 정체 구간에 위치한다. 교통 혼잡을 넘어 교통대란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돔구장 시대는 막이 올랐다.

‘돔(Dome)’의 사전적 의미는 반구형으로 된 지붕이나 천장이다. 라틴어 ‘domus dei(신의 집)’가 어원으로 원시시대의 수목 텐트의 주거 형태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근대에 이르러서는 철골트러스, 철근콘크리트아치, 콘크리트셸 구조가 활용되고 있다. 건축에서 돔은 구조적 안정성과 미학적 아름다움을 모두 갖춰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둥근 지붕이 수직하중을 분산시켜 직벽보다 견고한 것이 특징이다. 이스탄불의 성소피아 성당과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 런던의 세인트폴 성당, 미 의회의사당 등은 웅장함이 특징이고, 모스크, 타지마할 등 이슬람 건축의 돔은 화려함으로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돔이 스포츠 경기장에 도입된 것은 1960년대부터다. 일반적으로 돔구장은 야구장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축구나 테니스, 사이클, 빙상 등 대부분 종목에서 돔구장이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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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비롯해 유럽 각지에도 돔형 축구장이 많다.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런던 웸블리 구장은 2000년 문을 닫았지만 7년 만에 개폐식 돔구장 뉴 웸블리 구장으로 재탄생했다. 수용 인원은 9만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 축구 돔구장이다.

네덜란드 축구팀 AFC 아약스와 미국 미식축구(NFL) 유로파 소속 팀인 암스테르담 애드머럴스의 홈구장 암스테르담 아레나도 돔구장이다. 1996년 개폐식 돔구장으로 지어진 이 경기장은 도로 위에 건설돼 경기장 지하로 자동차들이 다닌다는 점이 특징이다. 2005년 건립된 카타르 도하의 아스파이어 홀은 29만㎡의 부지에 정식 규격의 축구장과 실내 육상트랙, 올림픽 규격의 수영·다이빙 경기장 등 7개의 다용도 스포츠 홀로 구성된 세계 최대 규모의 돔 경기장이다.

돔구장은 활용 폭도 넓어서 사계절이 뚜렷하고 장마와 태풍 영향권에 있는 국내로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연중 콘서트와 다양한 행사도 유치할 수 있는 만큼 계획적으로 운영하면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준다. 빅에그로 불리는 도쿄돔은 5만석 규모로 1988년 개장해 연간 300일 이상 가동, 1500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다.

국내에는 고척스카이돔을 시작으로 돔구장 건립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선 경기 수원시는 올해부터 토지매입 예산을 확보하고,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매입한 뒤 민간자본을 유치, 2020년 4만석 규모의 돔구장과 쇼핑센터, 호텔, 컨벤션센터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잠실학생체육관 부지에 2020년까지 4만석 규모의 돔구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코엑스 한전 부지와 연계해 문화·상업 복합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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