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의 3대 외국계 세력인 미국, 영국, 케이만군도의 유입자금이 시장별로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국제 조세피난처인 케이만군도 헤지펀드들의 자금은 유가증권시장에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고, 미국, 영국계 자금은 지난달 코스닥에서 최대 순매수를 나타냈다.
16일 금융감독원이 분석한 ‘2월 외국인 증권매매현황’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715억원(결제 기준)을 순매수해 1개월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국적별로는 케이만군도가 5372억원으로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고 룩셈부르크와 싱가폴이 각각 2905억원, 2693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체 외국인 거래(매수+매도)에서 차지한 비중도 미국(23.9%), 영국(23.8%) 다음으로 많은 10.6%를 나타냈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기 위한 등록자도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2월말 현재 전체 외국인 투자등록자수는 2만937명으로 1월말에 비해 0.76%(157명) 늘었다. 케이만군도는 1367명으로 증가율 1.56%(21명)로 가장 높았다. 이어 캐나다 1.06%(1134명→1146명), 룩셈부르크 1.04%(671명→678명) 순이다.
반면 한국 증시의 전통적 매매세력인 미국과 영국계는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998억원, 4036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 신규 투자등록사도 0.91%(7692명→7762명), 0.31%(1630명→1635명)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양상을 달리한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코스닥시장에서 2516억원을 순매수했고 미국과 영국이 각각 983억원, 674억원 순매수 1, 2위를 기록했다. 전체 외국인의 거래 비중도 각각 29.2%, 23.8%에 달했다.
케이만군도는 순매수 312억원으로 3위에 머물렀다. 거래비중은 15.6% 수준이다.
중장기 뮤추얼펀드와 연기금 등이 주축이 된 장기투자 성향의 미국계를 비롯해 영국계까지 코스닥을 선호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수급기반이 약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