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이 14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들여 현대증권 지분 8%를 추가로 사들인다.
이는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현대증권으로 이뤄진 현대그룹이 계열사인 현대증권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해 M&A 등 외풍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증권가에는 현대증권이 M&A 대상으로 자주 오르내렸고, 일부 증권사가 인수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최대주주 현대상선, 현대증권 지분매입 나서
현대증권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은 16일 이사회에서 1400억원을 들여 현대증권 보통주를 매입키로 결의했다. 취득기간은 이사회 결의일로부터 1년간이다.
이는 현대증권의 지난 15일 종가(1만2600원) 기준 111만여주(7.97%)를 사들일 수 있는 규모다.
이번 지분 취득이 완료되면 현대상선의 현대증권 보유지분은 12.79%에서 20.76%로 늘어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0.07%), 김지완 현대증권 사장(0.03%), 자사주(3.46%)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할 경우 현대그룹 측 지분은 24.41%로 확대된다.
현대증권은 현재 현대상선을 제외하고 5%이상 주요주주가 없다.
◆현대그룹, 현대증권 경영권 안정 의지 드러내
현대그룹 측에서는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에 맞서 일단 보유한 계열사에 대한 경영권 강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증권은 현대상선의 뒤를 잇는 알짜 계열사로 그룹 측이 최근 경영권 방어 의지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번 8%에 달하는 1400억원 지분 매입에 앞서 현대그룹은 2000년 3월 이익치 전 회장이 퇴임한 이후 지난해 12월말 7년만에 현대증권 회장직을 부활시키고, 김중웅 현대경제연구원 회장을 자리에 앉혔다. 또 지난 2월 초에는 김중웅 회장이 자사주 4만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같은 행보는 현대그룹이 가능한 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 현대증권 경영권을 지키고,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결국 현대건설을 두고 현대중공업 측과 경쟁중인 현대상선으로서는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방어를 위해 적지않은 실탄을 투입하는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