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vs 박삼구 회장의 4개월간 줄다리기

입력 2015-09-2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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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채권단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산업을 두고 4개월간의 시간 동안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였다.

사실 금호산업 매각가는 호반건설에서 출발한다.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에 호반건설이 단독 응찰, 당시 적어낸 6007억원이 금호산업 가치 평가의 시금석이 됐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희망 인수가를 제시할 때마다 호반건설을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채권단은 호반건설의 응찰액이 기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유찰’을 결정했고, 결국 금호산업 매각은 지난 5월부터 박삼구 회장과의 단독 협상인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게 됐다. 채권단과 박 회장의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시작된 시점이기도 하다.

채권단은 두 회계법인에 금호산업 적정 주식가치 실사를 의뢰, 지난 7월 금호산업 주식 적정가격은 주당 3만1000원으로 책정됐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통해 사들이는 경영권 최소 지분(50%+1주)으로 계산하면 약 5273억원 정도다.

여기에 채권단(미래에셋그룹)은 9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금호산업 적정 매각가로 1조218억원(주당 5만9000원)을 제시했다. 이는 박 회장이 최초 제시한 5970억원과 4000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금액으로, 이후 박 회장은 본격적인 가격 좁히기에 나섰다.

이에 박 회장 측은 채권단 실사가격에 20%의 프리미엄을 붙인 6503억원을 제시, 최초 제시가 597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10%를 더 얹었다.

채권단 내부적으로도 점점 협상테이블이 늘어지자 ‘전 채권기관 가격 제시’라는 카드로 반전을 꾀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산업 지분 0.5% 이상을 보유한 22개 채권기관으로부터 금호산업에 대한 적정 매각가격을 취합했다.

채권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금호산업 매각가격 밴드 3가지 중 주류 의견은 7935억원(주당 4만5485원)이었다. 하지만 채권단 일부 기관의 반발과 연내 매각 실현을 원하는 기관의 의견을 절충, 7935억원보다 가격을 낮춰 재협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채권단은 박 회장에 최종 인수가를 제시하라고 일종의 최후통첩을 했다. 연내 매각 실현이라는 조건도 함께 달았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지난 9일 연내 거래종결 조건으로 7047억원(주당 4만179원)을 제안했다. 이는 6503억원(3만7564원)보다 544억원(8.4%) 가량 높은 가격이며, 호반건설 입찰가(주당 3만907원) 대비 13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결국 채권단은 지난 18일 박 회장의 가격에 181억원을 더 얹은 7228억원(주당 4만1213원)을 금호산업 매각 최종가격으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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