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6월 분양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동탄신도시가 이번에는 아파트 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할 전망이다.
당시 분양했던 시범단지 내 6,587가구의 입주 랠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며칠 전부터 주인 맞이에 나선 포스코더샵, 현대I’Park, 다숲캐슬, KCC스위첸 등 4개 단지를 비롯해 오는 5월이면 2기 신도시의 첫 모델 10개 단지를 모두 만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동탄신도시는 최근의 꽃샘추위만큼이나 썰렁한 모습이다. 입주가 예정돼 있는 10개 단지는 모든 공사를 마친 상태지만 아직 대부분의 아파트가 공사 중에 있는데다 도로, 상업시설 등 대부분의 기반시설들이 아직 마무리가 안 된 탓. 여기에 가뜩이나 얼어붙은 주택시장의 열기로 뜨거워야 할 입주 분위기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배후 기반 시설 갖춰 자족형 신도시 꿈꾼다
아직은 엉성하기 그지 없지만, 그럼에도 동탄이 기대를 모으는데는 삼성전자와 삼성반도체를 배후에 둔 최초의 자족형 신도시로 계획됐다는 점 때문이다. 2008년까지 12만 명, 4만 921가구를 수용하게 될 동탄은 굳이 서울까지 나올 필요 없이 모든 생활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신도시로 계획됐다.
따라서 서울과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비난에도 정작 입주 예정자는 별다른 압박을 느끼지 않는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이야기다. 실제로 동탄신도시는 대부분의 청약자들이 수원, 안산 등 경기 남부권에 거주자로 수원-화성 일대 자족기능이 크게 강화될 것이란 기대를 받은 바 있다.
3월 입주 예정자인 한 주민은 “남편이 삼성전자에서 일하기 때문에 신도시 내 편의시설만 갖춰진다면 굳이 서울까지 나갈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A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도시 내 아파트를 집이 아니라 투자대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동탄은 너무 먼 게 분명하다”며 “하지만 원래 수원, 용인, 분당 등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가까운 곳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탄신도시가 완벽한 자족도시로 자리 잡는데는 최소 3~4년은 지나야 한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전매를 목적으로 사둔 사람들 자리에 실수요자가 들어와야 한다는 것. 시범단지 다은마을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뒀던 사람들이 실수요자로 대폭 물갈이가 되면 1기 신도시보다 진화한 2기 신도시가 되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매도자 관망, 거래는 없어
집 주인과 인근 부동산들을 중심으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한 풀 꺾인 시장 분위기에 동탄도 잠잠한 모습이다. 평형별로 최초 분양가의 2배 이상을 넘겼던 몸값도 입주 시점에서 되려 떨어진 실정이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안 좋다보니 암암리에 이뤄지던 불법 분양권 전매도 끊긴지 오래”라며 “한참 좋을 때에 비해 프리미엄이 4,000만~5,000만 원씩 떨어져 시장 눈치만 볼 뿐 매물은 나오지도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입주 소식에 매수 문의는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간간히 들어오고 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단지는 포스코the#. 시범단지 내 유일하게 40~50평형대 대형 평형이 지어진데다 지구 중심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메타폴리스로 인해 포스코 시공사의 인지도가 높아진 덕분이다.
그 외 3월과 5월 입주 예정인 우남퍼스트빌, 월드반도보라빌의 인기도 꾸준하다. 반석산에서 이어지는 센트럴파크 조망이 가능한 것은 물론 상업시설 이용까지 편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월드반도보라빌의 경우 분양 당시 수도권 1순위에서 22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기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문의가 오기는 하지만, 매도자와 마찬가지로 눈치만 볼 때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가격은 평당 1200만~1400만 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초기 입주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통, 공공시설, 생활편의시설, 안전대책 등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