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가 버린 차 운전한 취객, 항소심서 무죄 선고

입력 2015-09-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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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기사가 도로 한가운데 버리고 간 차량을 갓길로 이동시킨 음주 운전자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2부(재판장 부장판사 최규일)는 음주 운전 혐의로 기소된 송모(43)씨에 대해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송씨는 지난 2013년 11월22일 고등학교 동창들과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기사를 불렀다. 친구 2명을 자신의 차에 태워 함께 가던 송씨는 경로 문제로 기사와 말다툼을 했고, 급기야 기사는 도로 한가운데 차를 세우고 내려버렸다.

송씨는 약 10m가량을 직접 운전해 차량을 갓길로 이동시켰다. 이를 지켜보던 기사는 송씨를 112에 신고했고, 송씨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혈중알코올농도 0.059%인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붙잡혔다.

1심 재판부는 "송씨가 스스로 신호대기하고 있던 차의 시동을 꺼버리고, 대리운전기사에게 하차할 것을 요구한 뒤 직접 차량을 운전했다"며 벌금 150만원에 대한 기소유예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송씨의 행위가 긴급피난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송씨의 행위로 인해 침해되는 사회적 법익보다 그로 인해 보호되는 송씨와 다른 사람들의 생명 및 신체에 관한 법익이 더 우월한 법익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차가 멈춘 곳은 교차로 직전에 위치해 사고 위험이 큰 지점이고 친구들도 술에 취했기 때문에 송씨가 직접 차량을 운전해 이동시키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었다"며 "송씨는 이동 후 더 이상 차량을 운전할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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