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2차 면세대전]‘신동빈 면세왕국’에 도전장 던진 박용만·정용진

입력 2015-09-2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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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동대문 ‘두타’ 앞세워 도전장… 신세계, 강북-강남 양동작전 검토

연말 종료되는 면세 사업권에 대한 입찰 서류 마감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다시 한 번 시내면세점을 둘러싼 대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곳은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 22일)과 월드타워점(12월 31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11월 16일), 신세계의 부산 조선호텔면세점(12월 15일)이다. 관세청은 오는 25일 이곳의 특허신청 접수를 마감한다.

당초 이번 면세점 2차 대전은 기존 사업자가 사업권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롯데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국적 논란까지 일면서 반(反)롯데 정서가 확산돼 면세점 재허가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두산이 면세점 진출을 공식 선언하면서 롯데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지난 7월 면세점 1차 대전에서 고배를 마신 신세계도 외풍에 시달리는 롯데를 여유롭게 바라보면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폭풍전야… 신동빈 ‘수성’, 정용진·박용만 ‘총력’ = 2차 면세점 대전은 기존 사업자인 롯데와 신세계, SK네트웍스가 참전하는 가운데, 두산그룹이 전쟁에 가세했다. 면세점 쟁탈전은 총수들이 직접 진두지휘에 나서면서 그들 간의 자존심 대결로 번질 양상마저 보인다.

관세법이 개정된 이후 면세 입찰이 몇 차례 진행됐지만 사업자가 변경된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롯데는 최근 오너 일가의 ‘진흙탕’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드러난 ‘일본기업’ 논란으로 미운털이 박혀 수성(守城)을 장담하기 어렵다. 일본 지분율이 90% 이상인 호텔롯데는 롯데면세점의 운영사다. 또 롯데면세점이 서울 시내 면세시장 60%를 점유해 독과점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이 틈을 노리고 있다. 유통업에서 인연을 끊었던 두산이 다시 유통으로 돌아온 것은 박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됐다. 박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직접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두산그룹은 최근 지주사인 ㈜두산 내에 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TF에는 ㈜두산과 두산타워(부동산임대업) 직원, 외부 자문위원 등이 참여, 동대문 투산타워를 면세점 입지로 한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또 서울디자인재단과 ‘동대문 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대외적인 행보도 적극적이다.

지난 7월 신규 사업자 경쟁 당시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을 통째로 내놓는 승부수를 띄웠던 정용진 부회장도 이번 설욕전에서 상당히 공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회가 생긴 만큼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는 게 신세계그룹 측 설명이다.

◇강북·강남서 혈투… 다자간 경쟁구도 형성 = 이번 입찰전은 1개 업체가 특허 기간이 만료되는 각각의 사업장에 모두 참여할 수 있다. 또 입찰 참가자는 사업장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서울지역에서 면세 후보지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 이에 따라 강북·강남 지역에서 다자간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구도는 신세계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면세점 후보지로 회현동 본점과 강남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동시에 제시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강남은 롯데(월드타워점)와 신세계(강남점)의 1 대 1 대결 구도, 강북은 롯데(소공점)와 신세계(본점), 두산(동대문 두타)이 맞붙는 경쟁구도가 만들어진다. 만약 SK네트웍스가 워커힐 면세점 지키기에 만족하지 않고, 동대문 지역을 추가 면세점 후보지로 검토하게 되면 강북은 대기업 간 4파전 구도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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