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이득공유제’ 놓고 당정 엇박자

입력 2015-09-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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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한중FTA 후속대책…적극 검토”…산업부 “위헌소지” 반대입장

자유무역협정(FTA)의 혜택을 보는 업종이 농축산업 등 피해 업종을 지원하는 ‘FTA 무역이득공유제’ 도입을 두고 정부와 여당이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한중 FTA 후속 대책으로 무역이익공유제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회의에서 한중 FTA와 관련해 농어촌 피해 대책 방안으로 당 차원에서 적극 검토하라는 김무성 대표의 발언이 있었다”고 말했다.

FTA 무역이득공유제는 FTA 체결로 인해 자동차 등 이득을 보는 산업의 이득 일부를 농수산물 등 피해산업에 지원하게 하는 제도다. 한중 FTA의 경우 자동차 등 공산품은 이익, 중국산 농산물 수입 등으로 농어촌은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ㆍ중 FTA 대책의 일환으로 이 제도를 도입해 산업계가 농어촌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농어촌 민심을 외면할 수 없는 만큼 현재로선 여야 모두 무역공유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한ㆍ중 FTA 영향평가,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한ㆍ중 간의 교역으로 인한 농업피해액은 20년간 10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한ㆍ중, 한ㆍ베트남, 한ㆍ뉴질랜드 FTA를 위한 농수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 사업에 내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농업 2259억원, 수산업 3188억원 규모의 재정지원만 약속했다는 점도 이 같은 추세에 힘을 더한다. 같은 기간 제조업이 중소기업과 섬유ㆍ생활용품 등 취약부문, FTA 활용 촉진 등에 약 8000억원이 지원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무역이득공유제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태희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21일 통상정책 정례 브리핑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 해양수산개발연구원 등이 진행한 공동 연구 결과, 무역이득공유제를 현실적으로 제도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FTA를 통한 이익이라는 것을 산정하는 게 곤란할 뿐더러 무역이득공유제를 도입한 외국 사례도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다.

우 차관보는 또 “이미 세금을 다 내고 여러 기여를 하고 있는 무역업계에는 이중과세가 될 수 있다”면서 “무역을 하는 기업과 농업인을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것은 비례평등 원칙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정부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단기적으로 현재 운용 중인 FTA피해지원제도를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 이 제도를 일반 농업정책에 통합ㆍ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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