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테스트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발각돼 미국시장 부진이 심화할 전망이라고 2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지난 주말 폭스바겐의 대기오염 방지법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EPA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자회사인 아우디는 지난 2008년 이후에 판매된 소형차 ‘골프’와 중형차 ‘파사트’ 등 디젤엔진 차종 5종에 대해 배기가스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검사 기간에만 배기가스를 줄이는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 이들 차종이 통상 주행시 배출하는 산화질소 양은 기준치의 최대 40배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EPA는 해당 차량 48만2000대 리콜도 지시했다.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고객의 신뢰를 훼손한 것에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지만 브랜드 이미지 악화는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부진한 미국시장에서 폭스바겐이 더욱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불법 행위 벌금이 최대 180억 달러(약 2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폭스바겐이 이미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상황에서 형사 고발될 가능성도 크다. 폭스바겐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약 123억 달러였다. 막대한 벌금으로 적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회사 주가는 전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에서 약 19% 폭락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처음으로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1000만대를 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처음으로 선두에 섰다. 그러나 미국은 회사의 전체 판매 가운데 6% 비중에 그쳐 이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오랜 과제였다. 2011년 20년 만에 현지 공장이 가동됐지만 효과는 미약했다. 그런 가운데 부정행위가 발각되면서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폭스바겐의 미국에서의 브랜드 이미지가 엉망이 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