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사용자의 스마트워치 5종 품평회

입력 2015-09-2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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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은 참으로 얄궂다. 전혀 쓸모없는 물건이라고 헐뜯거나, 디자인이 형편없다고 손가락질하면서도 새로운 스마트워치가 나왔다고 하면 귀를 쫑긋 세운다. 마치 섹시한 컨셉으로 일관해 늘상 욕먹는 여자 아이돌과 비슷한 역할이랄까. 쟨 너무 저렴해 보이고, 음악성이 없어 라고 뒷말을 나누면서도 그 아이돌이 새 앨범을 내면 욕하기 위해서라도 꼭 찾아보는 심리를 닮았다.

섹시 컨셉 여가수들이 비난과 관심을 고루 받아, 광고도 찍고 화보도 찍으며 살아가듯 스마트워치 시장도 우려와 사랑 속에 성장 중이다. 여전히 그 가능성과 필요성에 대해는 논란이 가득하지만,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워치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애플워치가 있다. 시장 조사 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의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는 약 530만대 수준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중 400만대에 달하는 파이가 애플워치의 몫이다. 이 압도적인 판매량은 애플워치를 구입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만드는 입장에서는 팔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을 것이고, 사는 입장에서는 나도 한번 써볼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애플워치만으론 심심하지 않은가. IFA 2015 현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는 싱싱한 신상 스마트워치들을 소개한다. 예물 시계도 아닌데 머리 싸매고 고민할 것 없다. 사고 싶은지, 아닌지. 그것만이 중요하다.

경쟁구도(?)는 언제나 흥미로운 법. 기왕 소개하는 김에 애플워치랑 비교도 해봤다.

삼성 기어S2

특징 : 베젤을 돌려 사용하는 쉽고 직관적이며, 즐거운 사용자 환경.

비장의 무기 :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도 연동됨.

함정 포인트 : 혹시 전작인 기어S를 샀다면 안타깝게 됐다.

재작년 이맘때쯤에는 무엇을 했나 찾아보니, 삼성의 첫 번째 스마트워치인 갤럭시 기어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었다. 그때 내가 남긴 코멘트에는 ‘악취미’라는 표현이 있더라. 그러게, 정말이지 지독한 디자인이었다. 월급쟁이 디자이너가 윗선의 압박에 현실과 타협하고 소주를 마시러 간 흔적이 가득했다.

그 뒤로도 삼성 디자이너의 고뇌는 계속됐다(혹시 아니라면 미안하게 됐다). 수차례의 제품 출시 끝에 첫 번째 원형 스마트워치인 기어S2가 나타났다. 워치 페이스 안에 키보드까지 담아내려는 거대한 욕심을 덜어냈고, 스마트폰의 사이즈를 줄여놓은 듯한 복잡한 UX도 간결해졌다. 결과는 훌륭하다. 시계 테두리의 베젤을 손가락으로 돌려가며 쓰는 조작 방식은 쉽고 직관적이다. 게다가 자그마한 스마트워치의 화면을 더 큰 시야로 쓸 수 있게 만들어준다. 나는 이 제품을 보며, 이제서야 안드로이드 진영을 대표할 스마트워치가 등장했음을 예감했다.

솔직히 타이밍도 좋았다. 애플워치 등장 후로 스마트워치에 대한 니즈가 상승한 직후였다. 삼성워치 등 양념으로 곁들일 요소도 충분히 확보한 상태였고 말이다. 이메일이나 지도, 헬스 등 기본적인 앱을 사용해보니 너무나 쉽고 편하다.

디자인도 무리하지 않았다. 애플워치와 나란히 비교해보면, 서로 전혀 다른 매력을 뽐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제품 모두 만듦새가 훌륭하고 심플한 디자인이라 어느 옷차림에나 어울린다. 애플워치가 더 다양한 스트랩과 컬러를 제공해 여러 취향을 커버한다면, 기어S2는 둥근 워치페이스 덕에 자연스러운 느낌을 풍긴다.

화웨이 워치

특징 : 모토 360과 LG워치 어베인을 골고루 닮아서 예쁨.

비장의 무기 : 삼성 워치에 뒤지지 않는 디자인과 사양을 갖춤.

함정 포인트 : 그런데 가격도 삼성에게 뒤지지 않았다고 한다.

화웨이가 지난 3월에 공개했던 자사의 워치를 드디어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오픈했다. 제품을 사용해보기 위해 화웨이 부스를 찾았다. 마치 애플스토어의 애플워치 진열대처럼 고급스럽게 꾸며놓고 패션 워치 시장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고 있더라. 화웨이 워치는 동그란 페이스에 아날로그시계에 가까운 디자인이 가장 큰 특징이다. 스포티한 피트니스 워치보다는 클래식한 감성의 드레스 워치를 꿈꾸는듯하다.

나쁜 디자인은 아니지만, 만듦새는 조금 실망스러운 제품. 애플워치의 밀레니즈루프 밴드와 비슷한 메탈 메쉬 밴드를 만들었는데, 나란히 놓고 보니 디테일이 떨어진다. 그리고 자석 방식의 애플워치에 비해 착용하는 과정이 불편하더라. 다양한 워치페이스는 매력적이다.

다 좋은데, 가격이 예상치를 조금 웃돈다. 중국 제조사가 아직 삼성이나 애플 같은 인지도를 갖추지 못했음을 생각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다. 가장 저렴한 모델이 50만원대라고 하니 그 패기를 읽을 수 있다.

LG워치 어베인 럭스

특징 : 골드와 악어가죽 스트랩을 사용해 고급 소비자층을 유혹하려 함.

비장의 무기 : 럭셔리 한정판이라 그런지 원목으로 만든 패키지도 고급스러움.

함정 포인트 : 그런데 그 패키지가 본품보다 더 예뻐 보이려고 함.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 새로운 워치를 공개하진 않았다. 대신 기존에 있던 LG워치 어베인의 럭셔리 버전을 공개했다. 23K 금장에 악어 가죽으로 만든 스트랩을 넣는 등 사치스러운 에디션이다. 처음엔 중국 부자들이나 좋아할 법한 조합이라고 생각했는데, 실물로 보니 과연 좋은 소재는 돈값(?)을 하는 것 같다. 기존 제품보다 훨씬 더 고급스러운 자태를 뽐내더라.

전문 세공이 총 50단계의 공정을 거쳐 23K 금을 시계 바디에 입힌다고. 이런 공정을 생각하면 소름끼치게 놀라운 가격은 아니다. 고유 시리얼 넘버가 새겨진 500개의 제품을 한정 판매할 예정이며, 가격은 140만원대다.

전시회에서 어베인 럭스 제품은 마음대로 손목에 착용해볼 수 없고, 그저 눈으로 구경만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럭스 모델 대신 기본 LG워치 어베인을 착용해 보았다. 애플워치와 나란히 두고 보면 마감이나 두께가 조금 투박해 보인다. 그래도 조금 더 클래식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정장파들에겐 매력적인 제품일 것.

에이수스 젠워치2

특징 : 착용한 사람 만나기 힘듦.

비장의 무기 : 다양한 스트랩과 저렴한 가격.

함정 포인트 : 손목에 차기 전까지는 괜찮아 보였음.

이번 IFA 2015를 통해 에이수스의 젠워치2도 잠깐 만져볼 수 있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매력을 느꼈지만 착용해보니 디자인이 너무… 착용하기 전엔 꽤 예쁜 것 같은데, 막상 착용하고 나서는 오징어 같은 모습에 놀라게 된다.

다양한 스트랩이나 워치페이스는 매력적인 요소지만, 화면을 켜면 베젤이 너무 넓다는 점부터 마음에 걸린다.

젠워치2 역시 애플워치처럼 메탈 메시 스트랩을 적용했는데, 밀레니즈루프와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니 제법 비슷해보인다. 다만 팔목에 감기는 느낌이 조금 더 뻣뻣하다. 그래도 스트랩 잠그는 방식은 화웨이 워치보다 훨씬 편리하다는 점에 점수를 주자.

애플워치와 젠워치2를 나란히 착용해보니 닮은 듯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크기나 라인이 거의 비슷한데 느낌은 너무나 다르다. 당연히 애플워치 쪽이 훨씬 예쁘고 고급스럽다. 역시 디자인은 아주 작은 디테일이 모여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그래도 가격이 싸니까…

소니 웨나

특징 : 시계의 보이지 않는 부분에 스마트 센서를 숨기는 발상의 전환.

비장의 무기 :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수 억의 투자금을 달성함.

함정 포인트 : iOS만 지원해서 소니 스마트폰에서 사용 불가.

마지막 워치는, 소니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제품이다. 소니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집해 일종의 사내 스타트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스마트워치인 웨나도 그 중 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웨나는 아주 기발하다. 보통의 스마트워치는 시계 본체인 페이스에 집중하는데, 웨나는 변두리(?)로 시선을 옮겼다. 웨나의 본체는 완전한 아날로그시계다. 페이스 대신 스트랩을 스마트하게 만드는 쪽을 택한 것. 시곗줄 이음새에 부착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통신 모듈과 센서를 내장해 활동량 측정이나 NFC 전자 결제 등의 실용적인 기능을 제공한다. 게다가 특정 시계에 국한되지 않고 좋아하는 시곗줄에 결합해 사용할 수도 있다. 물론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더 많겠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뜨겁다. 벌써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수억의 투자금을 모집했다고 한다. 소니의 똑똑한 직원이 만든 이 웨나 워치가 어떤 형태로 정식 출시될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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