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박삼구 회장에 금호산업 매각가 7228억원 공식 통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매각가 7228억원을 공식 통보받았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연내 금호산업을 품에 안기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에 우선매수권을 청구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추석 연휴 이내에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채권단이 확정한 금호산업 매각가와 매각 조건을 박삼구 회장 앞에 공식 통보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56개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은 지난 18일 금호산업 경영권지분(50%+1주)에 대한 매각가 7228억원 확정과 매각 세부 조건 등의 안건을 결의한 바 있다.

당시 결의된 금호산업 매각 최종가격 7228억원(주당4만1213원)은 박 회장이 제시한 7047억원(주당 4만179원)의 희망 인수가보다 181억원 높은 수준이다.

박 회장은 30일까지 해당 가격과 인수 조건에 대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해당 금액을 수용할 경우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해 연내 매각이 종료된다. 하지만 채권단 내부에서는 박 회장이 추석 연휴 이전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이 초반에 제시한 가격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길게 시간을 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금호산업 매각 조건이나 내용과 관련해 큰 선에서 채권단과 박 회장 사이에 의견 조율을 해왔기 때문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박삼구 회장에 통보한 금호산업 SPA에는 ‘위약벌 5%’ 징구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연내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박 회장은 매각가의 5%인 361억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문제는 박 회장의 자금 조달 동원력이다. 자금 조달 여력에 따라 금호산업 연내 매각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박 회장은 이미 2012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33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해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당장 박 회장의 신용으로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은 500억원 안팎이며,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의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도 최대 400억원에 그친다.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의 증손회사인 금호고속을 매각, 이를 통해 마련되는 자금을 금호산업 인수에 투입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이는 채권단이 반대하고 있는 방안이기 때문에 박 회장이 실제로 실행할지는 미지수다.

이밖에도 금호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을 인수한 뒤 이를 통해 마련되는 현금으로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한다. 하지만 주주들의 반발 가능성이 존재해 사실상 실현 가능성은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