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조작사태, 수입 디젤차 전반으로 불똥 튈 듯

입력 2015-09-24 08:56 수정 2015-09-2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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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디젤 배출가스 조작 사태의 불똥이 수입 디젤차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폭스바겐뿐 아니라 다른 독일차업체들도 국내에서 디젤차 판매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조사는 전방위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상승곡석을 그리고 있는 수입차의 국내 판매가 급감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디젤 배출가스 조작 폭스바겐뿐만이 아닐 것” = 환경부 관계자는 24일 “디젤 배출가스 조작은 폭스바겐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다른 업체들도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폭스바겐 디젤 차량의 전면 조사에 들어간다. 정부에서는 폭스바겐의 디젤 배출가스 조작이 국내에서 동일하게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조작한 것이 확인되면 환경부는 폭스바겐 차량의 판매 중지와 함께 리콜 명령을 내리게 된다.

이번 정부의 조사는 폭스바겐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업체들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체 수입차 판매 15만8739대 중 69.0%(10만9502대)가 디젤 차량이다. 폭스바겐은 물론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독일차 업체들은 국내에서 디젤차량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다른 독일차 업체들도 디젤 배출가스 기술이 폭스바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독일차 업체들이 국내에서 디젤차를 집중 판매하고 있는 것은 유럽보다 느슨한 국내 환경규제의 틈을 노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배출가스를 줄이는 SCR(선택적 촉매 감소기술)은 가격이 비싸 BMW, 벤츠 등도 고급차에만 적용된다”며 “중저가 차량에서 쓰이는 장치는 무엇인지 다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장 BMW도 배출가스 관련 부품 결함으로 국내에서 리콜을 실시한다. 환경부는 BMW의 750i, 740i, 미니쿠퍼S 등 10개 차종의 배출가스 부품에서 결함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총 4496대가 리콜돼 부품의 결함을 수리해야 한다. 리콜 원인인 해당 차량의 연료분사기ㆍ연료펌프의 결함건수와 비율이 환경부에서 정한 '의무적 결함시정' 요건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의무적 결함시정 요건은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제51조에 따라 같은 연도에 판매된 동일 차종 같은 부품의 결함비율이 4% 이상이고, 결함건수가 50건 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 웃음짓던 수입차 판매 급감 전망 = 폭스바겐 조작 사태로 수입차의 판매가 크게 떨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수입차 판매가 디젤차에 쏠려있는 것을 고려하면 판매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폭스바겐의 A딜러사 관계자는 “계약을 취소하겠다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도 조작됐는지 물어보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계약 취소 물량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으나, 판매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차의 연간 25만대 판매 달성은 물 건너 갈 공산이 큰 상황이다.

폭스바겐 조작 사태가 국내차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현대차는 최근 신형 아반떼를 내놓으면서 디젤 모델의 연비를 크게 개선했다. 가솔린 모델보다 디젤을 주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폭스바겐 조작 사태로 디젤차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젤 모델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호응을 얻을 지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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