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가 드디어 제2라운드를 맞게 됐다.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24일(현지시간) 아베 총리가 무투표로 총재에 재선됐다는 공식보고를 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사실상의 ‘총리 취임 선언’인 것이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는 오는 2018년 9월까지 임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아베 총리는 이달 초 총재 선거에서 ‘아베노믹스 드디어 제2막에’라는 제목의 국정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여름 참의원(상원) 선거를 겨냥해 경제 살리기에 최우선으로 임하겠다는 자세를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물가 성장률 2% 달성 지연과 개인소비 침체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자민당의 야마모토 고조 중의원(하원) 의원은 지난 10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경제는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다”며 “국면을 타개하지 않으면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확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추가 예산 편성을 포함해 금융과 재정 양면에서 대처가 필요하다”고 적극적인 부양책을 촉구했다.
지난 8일 발표된 일본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마이너스(-)1.2%로 3개 분기 만에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수출과 개인소비 침체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어졌다. 특히 일본 GDP의 6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전 분기 대비 0.7% 감소해 경제에 대한 불안을 고조시켰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숙원이던 집단자위권 등 안보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더욱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지난 11일 “내 힘의 원천은 경제”라며 안보 관련 법안 통과 이후엔 단단히 경제에 주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UBS증권의 아오키 다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베 정권은 엔저로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이고 주가 상승으로 기업들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까지는 성공했다”며 “그러나 앞으로 이를 소비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성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를 진작시키려면 사회보장과 재정혁신 등을 통해 일본 경제의 중장기 전망을 개선시켜야 한다”며 “추경 예산 확보나 최저임금 인상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모건스탠리MUFG증권의 로버트 펠드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 임금과 능력이 맞지 않는 불공평하고 비효율적인 상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6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다. S&P는 “재정상태가 취약한 데다 정부의 경제 정책이 향후 2~3년간 성장을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