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변호 맡은 오병주 변호사

16년만에 국내로 송환된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고인 아더 패터슨(35·미국)이 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를 내세워 재판을 받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패터슨 측은 검찰 출신의 오병주(59·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오 변호사는 신일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1년 2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공주지청장, 대전지검 특수부장을 역임하며 22년간 검찰에 재직했다. 충청포럼 참가를 인연으로 지난해 성 전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오 변호사는 성 전 회장 사망 직후 검찰의 부당한 별건 수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에 진척이 없자 분식회계 등을 이유로 고인을 압박했다는 내용이었다.

다음은 24일 오 변호사와의 전화통화 일문일답 내용.

▲사건 맡은 계기는

=패터슨의 친모가 지난 6월에 직접 찾아와서 부탁을 했다.

▲패터슨은 만나봤나

=어제 서울구치소에서 패터슨 만나 면담했다.

▲패터슨의 주장은

=억울하다고 한다. (당초 범인으로 지목됐던)에드워드 리가 '뭔가 보여주겠다'고 하고 자신을 끌고 들어간 뒤 사람을 찔러 살해했다고. 에드워드 리가 아마 마약을 한 뒤 환각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했다.

▲패터슨이 미국으로 가서 주변인들에게 자신의 범행을 자랑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런 것은 전혀 제가 아는 바가 없다

▲사건 파악은 어느 정도 하셨나.

=사건기록을 입수해서 검토하는 변론 준비 단계다. 차차 사건 기록이 입수되면 본격적으로 쟁점을 파악할 것이다.

▲사람들의 관심이 주목된 사건인데.

=돌아가신 피해자 유족 분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다만 진상이 정확하게 잘 규명되길 바란다. 억울한 일이 없도록 실제 진상대로 사법절차나 재판절차가 진행되기를 희망한다.

패터슨은 주한 미군 군속의 아들로 한국에 머무르던 1997년 4월 서울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모(당시 22세)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다.

그러나 1999년 검찰이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출국했고, 범행 현장에 같이 있던 에드워드 리는 1999년 2년의 재판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수사에 나선 서울중앙지검은 2011년 11월 패터슨이 진범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법무부는 미국 당국에 그의 송환을 요청했고 미국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여 2012년 10월 송환 결정을 내렸다. 패터슨이 이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송환이 지연돼 왔지만 미국 법원에서 패터슨이 최종 패소하면서 국내 송환이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