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파문] 상품 시장에도 불똥…디젤차 수요 위축 우려에 플래티늄 가격 폭락

입력 2015-09-24 08:57 수정 2015-09-2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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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늄 가격 2009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 폭스바겐 사태·수급 불균형 악재 겹쳐

폭스바겐의 디젤차량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 파장이 상품 시장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디젤 차량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디젤 엔진의 배기가스 정화 촉매제로 사용되는 플래티늄 가격이 곤두박질쳤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금속시장에서 플래티늄 가격은 온스당 929.08달러를 기록해 지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솔린 차량 엔진의 촉매장치로 쓰이는 팔라듐 가격은 장중 등락을 반복하다가 0.6% 하락했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 차량을 선호했던 소비자들이 휘발유 차량이나 전기차로 바꿀 수 있다는 불안감이 플래티늄 가격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플래티늄은 디젤 차량의 엔진을 가동할 때는 필수적이지만, 휘발유 차량에서는 불필요한 존재다. 시장의 우려대로 자동차 구매자들의 관심이 디젤이 아닌 휘발유 차량으로 쏠릴 경우 플래티늄 시장이 입을 피해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플래티늄 시장에서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소비량은 30%에 이른다. 특히 디젤 차량의 경우 플래티늄을 디젤 엔진의 촉매제로 사용하기 때문에 플래티늄 수요는 막대하다.

GAM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스테판 뮬러 애널리스트는 “우려스럽지만 단기적으로 봤을 때 플래티늄 가격이 온스당 900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ABN암로의 조젯 보엘 상품 전략가 역시 “폭스바겐 스캔들로 플래티늄 가격이 온스당 85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면서 “디젤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사라질 경우, 플래티늄 가격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플래티늄 가격은 지난 7월부터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011년 중반까지만 해도 온스당 1912.20달러까지 치솟았던 가격이 900달러선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플래티늄 생산국인 남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플래티늄의 과잉 공급 현상이 가격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플래티늄 생산량이 늘어난 반면 소비국 중 한 곳인 중국에서 수요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세계플래티늄투자위원회가 발간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플래티늄에 대한 수요는 전분기 대비 11% 급감했다. 반면, 남아프리카는 같은 기간 플래티늄 생산량을 108만 온스까지 늘렸다.

스프롯 U.S. 홀딩스의 릭 룰 회장은 “플래티늄 가격은 앞으로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 것이라는 기대감에 하락 기조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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