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엘리트 50 인맥분석] 이기권 장관, 30년간 노동부서 잔뼈 ‘주5일 근무’ 도입 앞장

입력 2015-09-2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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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에겐 최근 ‘노동개혁 장관’이라는 새 타이틀이 생겼다. 노동계와의 끊임없는 기싸움과 당청의 압박을 이겨내며 대화와 타협으로 결국 노사정 대타협을 이뤄낸 결과 얻어낸 값진 훈장이기도 하다.

이 장관은 노동부 시절부터 잔뼈가 굵은 노동 분야의 정책통으로 통했다. 흔치 않은 ‘노동개혁 장관’ 수식어를 달 수 있게 된 것도 노사관계에 30여 년간 종사해 오면서 ‘믿고 통하는’ 관료로 명성을 쌓아왔던 게 주효했다. 친근하고 온화한 성품 덕분에 드물게 노동계와 경영계 양쪽으로부터 신뢰받는 관료로도 평가받는다.

이 장관은 전남 함평 출신으로 광주고와 중앙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행정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1981년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 노동부 감사관을 거쳐 고용정책본부 고용정책심의관, 근로기준국장,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고용노사비서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이후 2012년 고용부 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나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국장 시절 그는 노사협상과 고용분야 등에 두루 능통한 노동부 브레인 중의 1명으로 꼽혔다. 특히 지난 2009년 근로기준국장을 지낼 당시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당초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비정규직법을 주도하는 등 노사 관계와 고용 분야 등에 뛰어난 실무적 전문성을 보여왔다. 당시 노동계의 반발이 거셌음에도 정부 입법으로 법안을 통과시키며 집중력이 높고 추진력이 강한 외유내강형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 정부가 주5 근무제 도입을 추진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만 해도 토요일 근무를 당연시하던 때였던 만큼 임금 삭감 없는 주5일제의 전면 시행을 요구하는 노사 간 갈등이 극심했지만 온화한 성품과 뛰어난 소통능력, 결단력 등을 십분 발휘해 노사 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노동 현안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는 게 정부 안팎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작년 6월 방하남 장관 후임으로 새 고용부 장관에 발탁될 당시 얼어붙은 노사관계를 복원하고 최저임금 인상,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청년 실업 등 산적한 현안들을 풀어갈 적임자로 꼽혔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직원들의 생일 케이크를 손수 챙길 정도로 섬세하고도 인간적인 면모로 고용부 내부의 신망도 두텁다. 과거 차관 재직 시 카리스마가 강했던 당시 이채필 고용부 장관과는 다른 스타일의 형님 리더십을 보이며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도 했다.

친근하고 소탈한 성격의 그는 한기대 총장 시절에는 학교에서 학생들과 격의 없이 지내며 학교생활의 고민을 귀담아듣는 친구 같은 ‘총장’으로 통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 곳곳을 살피며 직접 간식까지 사다 주기도 했다. 한번은 돈이 없어 밥을 굶는 학생을 보고는 직접 밥을 사 준 이후 매일 학생식당에 식권 50장씩을 가져다 둬 최소한 돈이 없어 학생들이 끼니를 거르는 일은 없도록 했다는 일화도 있다.

총장 시절 1000여명의 한기대 학생들과 페이스북 친구를 맺는 등 꾸준히 SNS 활동을 해 온 그는 장관이 된 이후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댓글 달기와 ‘좋아요’ 누르기 등을 통해 5000여 명의 친구와 소통하고 있다.

<약력>

△1957년 전남 함평 출신 △광주고 △중앙대 △서울대 행정대학원 △노동부 감사관 △고용정책본부 고용정책심의관 △근로기준국장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고용노사비서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 △고용노동부 차관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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